트뤼도 캐나다 총리, '건설사 비호'압력 폭로 전 법무장관 출당

입력 2019-04-03 11:27  

트뤼도 캐나다 총리, '건설사 비호'압력 폭로 전 법무장관 출당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2일(현지시간) 퀘벡의 대형 건설사 SNC-라발린의 뇌물 사건에 대한 총리 비호 의혹을 폭로했던 전 법무부 장관을 전격 출당 조치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오타와에서 자유당 의원총회를 긴급 소집, 폭로 당사자인 조디 윌슨-레이볼드 전 법무장관과 그에 동조했던 제인 필포트 전 재정위원장 등 전직 각료 2명에 대해 '당과 내각의 신뢰 붕괴'를 들어 출당 조치한다고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당 고위 간부 및 지역 대표자들과 두 의원의 출당 문제를 논의, 의원총회의 투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이들의 출당을 결정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앞서 윌슨-레이볼드 전 장관은 지난달 하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트뤼도 총리와 측근들에 SNC 사건 선처를 요구하는 압력을 받았다고 폭로한 데 이어 지난주 총리 측근인 추밀원장과 나눈 대화 내용이 담긴 전화 통화 녹음 자료를 법사위원회에 제출, 파문이 증폭됐다.
통화 녹음 내용이 공개되자 당내에서는 윌슨-레이볼드 전 장관에 대한 출당 논의가 급속히 확산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들 두 사람과 우리 팀 사이에 구축됐던 신뢰가 파괴됐다"며 "이들은 동의 없이 대화 내용을 녹음하고 우리 정부와 리더로서의 나에 대한 신뢰에도 계속해 회의를 표시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윌슨-레이볼드와 필포트는 이제 더이상 우리 자유당의 팀 일원이 아니라는 사실이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내분으로 인해 국민들에 공공에 봉사하기보다 당내 정쟁에 더 열중하는 것으로 비치게 돼 당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자유당이 분열하면 우리의 정적들이 승리를 차지하는 만큼 우리는 그런 실수를 저지를 여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정치인도 대화 내용을 몰래 녹음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하고 특히 법무장관이 정부 최고위직 인사와의 대화를 녹음한 것은 '비양심적'이라고 비난했다.
트뤼도 총리는 지난 2월 초 유력 신문의 보도로 SNC 비호 의혹이 터진 이후 정치적 궁지에 빠졌으며 최근 각종 여론 조사 결과 오는 10월 총선에서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이 잇달아 위기감이 고조됐다.
이날 두 의원의 출당이라는 강공을 결정한 것도 위기를 정면 돌파, 자신의 입장과 위상을 분명히 세우면서 가을 총선에서 직접 국민의 심판을 통해 승부를 걸겠다는 의중이라고 현지 언론이 분석했다.
윌슨-레이볼드 전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출당 결정 통보를 확인하고 "앞으로 트뤼도 총리가 해온 일을 되짚으면서 다음에 벌어질 일에 대해 지지자들과 의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당은 항상 투명해야 한다는 원칙과 가치에 따라 내가 해야 할 일을 했다는 사실을 재확인하고 머리를 높이 들 것"이라며 "나는 진실을 말했고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야권은 트뤼도 총리를 맹비난했다.
제1야당인 보수당의 앤드루 쉬어 대표는 "자유당이 권력을 향해 진실을 주장한 동료를 비난하고 스캔들에 빠진 총리를 구하려 한다"며 "국민은 두 의원의 출당을 정확하게 볼 것이며, 그것은 바로 정의의 배신"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출직 공직자들은 정부의 비리와 부패를 폭로한 공익제보자를 보호해야지, 징벌을 가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또 신민주당의 재그밋 싱 대표는 "두 사람은 정파적 이해를 떠나 정직성을 실천하며 정치를 다르게 펴려 했다"며 "국민에 충직했던 윌슨-레이볼드 전 장관에 감사한다"고 옹호했다.
SNC-라발린은 캐나다 최대의 종합 건설·엔지니어링 회사로 지난 2001~2011년 리비아에서 공사 수주를 위해 정부 관리에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2015년부터 검찰 수사를 받아 왔다.
해당 법에 따라 SNC가 기소에 이어 형사 처벌을 받으면 향후 10년간 관급 공사 참여가 금지되며 이는 회사 존폐에 치명적 타격이 될 수 있다.
트뤼도 총리와 측근들은 지난해 9월부터 윌슨-레이볼드 전 장관에게 SNC의 기소 면제로 사건을 처리할 것을 요구해 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몬트리올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퀘벡을 대표하는 대형 기업으로, 퀘벡은 선대 피에르 트뤼도 전 총리 이래 트뤼도 가문의 정치적 고향이다.

jaey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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