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가 "트뤼도 총리 페미니스트 맞나" 공방

입력 2019-04-04 11:41  

캐나다 정가 "트뤼도 총리 페미니스트 맞나" 공방
두 여성 전직 각료 출당 후…여성 정치 행사서 '등돌리기' 당해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두 여성 전직 각료를 탈당 조치한 후 평소 페미니스트를 자임한 그의 정체성을 두고 위선적 처사라는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캐나다 정가는 3일(현지시간) 퀘벡의 대형 건설사 SNC-라발린에 대한 비호 압력을 폭로하며 트뤼도 총리에 맞선 두 전직 각료가 자유당 출당 조치를 당하자 트뤼도 총리가 '가짜 페미니스트'라는 논쟁으로 공방을 벌였다.
두 여성 각료는 조디 윌슨-레이볼드 전 법무부 장관과 제인 필포트 전 재정위원장으로 이들은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집권한 트뤼도 정부가 남녀 동수 내각을 구성하면서 여성 각료의 상징으로 발탁한 스타급 인물이었으나 전날 '신뢰 상실'이라는 이유로 전격적으로 자유당에서 쫓겨나게 됐다.
이들은 당적이 없는 무소속 의원에 머물며 다가올 10월 총선에서도 자유당 후보로 출마할 수 없다.
윌슨-레이볼드 전 장관은 특히 원주민 출신으로 원주민 사회의 정계 대표이자 롤모델의 기대를 받아왔기 때문에 여성계 뿐 아니라 전국 원주민 사회의 동요와 이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당장 트뤼도 총리는 이날 젊은 여성들의 정치 참여 운동 단체인 '투표의 딸들' 전국 행사에서 '등돌리기' 항의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트뤼도 총리가 연설에서 정부 각료들은 서로를 신뢰하는 관계가 중요하다며 두 각료에 대한 탈당 조치를 설명하기 시작하자 행사장인 하원 회의장을 채운 338명의 참석자 중 50여 명이 자리에서 일어나 등을 돌려 그를 외면하는 행동으로 즉석 시위를 벌였다.
트뤼도 총리는 "다양성도 같은 팀 내에서 신뢰가 존재할 때만 통할 수 있다"며 "그 신뢰가 깨지면 전진을 위해 해결 방안을 찾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는 다른 목소리를 듣고 서로에게 배우며 앞으로 나갈 길을 찾는 것"이라며 "절대적으로 한 가지나 다른 면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고 자신의 결정을 옹호했다.
이어 외교, 노동, 민주제도부 등 정부 내에 다른 여성 장관들을 거명하며 "우리 정부와 당에는 캐나다 국민을 위해 훌륭하게 일하는 강력한 여성 자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윌슨-레이볼드 전 장관은 이날 탈당 조치에 대한 공개 언급에 나서 "사법 독립을 침해하려는 처사는 비양심적인 것"이라며 트뤼도 총리와 측근들의 SNC 사건 개입 시도를 거듭 비난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하원의 대정부 질문에서도 야당의 공세에 맞서 해명과 반박에 열중해야 했다.
보수당의 앤드루 쉬어 대표는 트뤼도 총리가 공익제보자의 폭로를 잠재우기 위해 사태를 당내 분란으로 왜곡 포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두 사람은 잘못된 일을 보고 그에 맞서기로 한 용감한 사람들"이라며 "권력을 향해 진실을 외친 이들이 왜 자유당에서 축출돼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또 리사 레이트 원내대표는 트뤼도 총리가 불의에 맞선 두 여성의 신념을 징벌했다며 "자유당이 국민에게 말하는 메시지는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방해하는 자들은 파괴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레이트 대표는 "어제 우리가 본 것은 총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 진실을 말한 두 정치 요인을 파괴한 장면이었다"고 비난했다.
반면 정부의 여성 각료들은 "우리에겐 강력한 페미니스트 총리가 있다"고 트뤼도 총리를 감싸면서 "충성심과 페미니즘은 두 가지 다른 영역일 뿐 충성심에 여성과 남성이 따로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jaey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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