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서 동물애호가 평화 행진…조직위 "혁명 후 첫 독립적 행진"

입력 2019-04-08 06:59   수정 2019-04-08 15:04

쿠바서 동물애호가 평화 행진…조직위 "혁명 후 첫 독립적 행진"
400명 아바나 도심서 1.6㎞ 걸어…보안당국, 행사 관여 안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쿠바에서 7일(현지시간) 동물애호가들이 공산 혁명 이후 처음으로 여겨지는 독립적인 평화행진을 벌였다고 로이터·AP통신이 보도했다.
쿠바의 동물애호가 400여명은 이날 수도 아바나 중심가인 베다도에서 애완동물을 대동한 채 동물 학대 종식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손팻말을 흔들며 1.6㎞ 넘게 평화행진을 했다.
보안당국 관계자 20여명이 행진을 면밀히 주시했지만 직접 행진에 간섭하지는 않았다.
당국은 차량 정체를 피하기 위해 참가자들이 주요 도로보다는 이면 도로에서 행진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짧고 간단해 보이는 이 행진은 쿠바의 현대 역사에 작지만 의미 있는 한줄을 기록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쿠바 정부가 국가, 공산당과 상관없는 단체가 신청한 공개 행진을 허가했기 때문이다.
[로이터 제공]
쿠바는 1959년 공산 혁명 이후 국가나 공산주의와 연관이 없는 단체의 집회나 행진을 일절 허용하지 않았다.
또 승인되지 않은 반정부 진영의 정치 연설과 집회의 자유를 엄격히 통제해왔다. 어기면 대규모 공권력을 투입해 집회 참가자들을 연행했다.
행진 참가자들과 역사학자들은 이번 행진 허가에 대해 혁명 초기 이후 매우 이례적이며 전례가 없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행진 조직위는 "공산당 일당 체재 아래 처음으로 인가된 독립적인 행진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행진 참가자들은 당국이 처음으로 허용한 독립적인 행진이 인권이 아닌 동물권 지지를 위한 것이라는 게 역설적이라고 지적했지만 더 큰 자유를 향한 시범적 실험이 될 수 있다고 낙관했다.
그러나 쿠바 정부가 규제 없이 집회의 자유를 허용하려는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라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지난해 4월 미겔 디아스카넬에게 의장직을 물려준 이후 정부는 소셜 미디어 등 온라인 활동에 종전보다 한층 관대하게 대응하고 있다.
쿠바 정부의 문화적 경직성을 비판해온 가수 실비오 로드리게스는 "나는 정부가 이번 행사를 허용한 것이 매우 똑똑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가 낙관적인 느낌이 들게 된 만큼 다른 경우에도 같은 일이 일어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쿠바의 온라인 동물애호가 잡지인 '더 아크'의 발행인으로 이번 행사를 조직한 알베르토 곤살레스도 "이번 행진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것은 과거와 미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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