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는 임시정부 비밀금고"…독립운동 자금 모금 주도

입력 2019-04-10 11:36  

"전라도는 임시정부 비밀금고"…독립운동 자금 모금 주도
김재기 전남대 교수, 조선총독부 경무국 문서 분석 자료 공개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대한민국 임시정부 독립군 운영 재정에 전라도 사람이 조직적으로 참여한 내용이 담긴 조선총독부 경무국의 비밀문서가 공개됐다.
김재기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남대에서 열리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학술대회에 하루 앞선 10일 임시정부 독립군 자금을 전라도를 중심으로 모금했다는 내용으로 조선총독부 경무국장이 작성해 일본 외무성에 보고한 자료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국사편찬위에서 찾은 자료로 모두 16쪽 분량이다.
1920년 12월 8일에 작성한 조선총독부 경무국 비밀보고서에는 '전라남도에서 가정부(假政府) 조선독립군 자금모집원 검거'라는 제목으로 북간도 신흥무관학교 한문 교사 신덕영이 최양옥 등과 함께 광주 3·1운동 주도자 이윤호, 노석정 등이 비밀리에 독립운동 자금을 모금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2개 조로 나뉘어 광주, 화순, 곡성, 보성, 담양 등에서 30여명으로부터 독립군 자금을 모금했다고 적혔다.
'농림주식회사'를 설립해 회원을 모집하고 불입금을 독립 운동자금으로 모았다.
전라도에서는 40여명이 참여해 약 8천원을 모금했는데 현재 가치로 약 5억원 규모로 추정된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보고서에는 전라도 사람들의 명단이 실명으로 담겼다.
이 가운데는 건국 훈포장을 받은 이윤호(애국장), 이창호(건국포장), 유한선(애국장), 노석정(애국장), 노석중(애국장), 민치도(애국장) 등도 포함됐다.
3·1운동에 참여해 옥고를 치른 이윤호와 이창호는 형제이고, 유덕례는 이윤호의 부인, 유계윤은 장인으로 나온다.
노석중, 노석정, 노석신, 노형규, 노상영 등 일곡 마을 광주 노씨 일가들도 등장한다.
내각 총리, 장관, 척식국장, 경찰국장, 검사국장, 관동장관 관동군사령관, 조선군 사령관, 조선 헌병대장, 진해항사령부, 각 법원장과 검사장, 총영사관 등이 공유했다는 점에서 자료의 엄중함을 알 수 있다고 김 교수는 평가했다.
김 교수는 "당시 독립운동 자금을 내다 검거되면 모진 고문과 중형을 받기 때문에 비밀스럽게 할 수밖에 없었던 탓에 기록이나 장부가 거의 없다"며 "전라도는 임시정부의 '비밀금고'라 하고 싶다. 이 자료는 임시정부 초기 전라도 사람들이 얼마나 기여했는지 가늠할 수 있게 하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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