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가교가 되기를"…남북, 스위스 로잔서 태권도 공연

입력 2019-04-11 22:37  

"평화의 가교가 되기를"…남북, 스위스 로잔서 태권도 공연
빈 이어 두번째 공연…태권도 군무·고난도 격파술로 박수갈채

(로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올림픽 역사의 숨결이 깃든 박물관 강당을 채운 기합 소리는 남과 북이 다르지 않았다.
허공을 가르며 내지른 발차기에 4m 높이에 걸린 송판이 경쾌한 소리를 내며 격파될 때는 숨죽이던 관객들도 박수갈채를 보냈다.
세계태권도연맹(WT)과 국제태권도연맹(ITF) 소속 시범단은 11일(현지시간) 유럽 순회공연 두 번째 무대인 스위스 로잔 올림픽박물관에서 태권도 군무와 고난도 격파기술을 선보이며 올림픽 공식 종목 태권도의 위상을 한껏 뽐냈다.
이달 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첫 공연을 했을 때는 한국 중심의 WT가 먼저 무대에 섰지만 이날은 북한이 주도하는 ITF가 먼저 무대에 섰다.
WT, ITF는 태권도 종목 국제경기단체지만 이번 WT 시범단은 한국, ITF 시범단은 북한 국적의 단원들로만 꾸려졌다.


ITF 시범단을 이끄는 북한 박영칠 단장은 호신술 시범을 설명하며 "태권도는 여러분 자신을 지키고 가족과 국가, 정의를 지키는 무예"라고 말했다.
30여분간 이어진 무대에서 ITF 시범단은 송판, 벽돌 격파와 호신술, 품새를 선보였다.
ITF 시범단에 이어 무대에 오른 WT 시범단은 아리랑과 아베 마리아 등 음악에 맞춰 군무를 추며 리본으로 올림픽기를 연출하는 등 태권도가 올림픽 공식 종목이라는 점을 알리는 퍼포먼스로 박수를 받았다.
WT 시범단은 또 천장과 거의 닿을 듯 있는 송판을 도움닫기 후 한 치의 실수도 없이 발로 격파하는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각자 공연을 마친 시범단은 함께 무대에 올라 태권도 품새를 선보였다. 각자 품새의 규칙이 다르기는 했지만, 절도 있는 기합과 흰 도복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은 남북을 하나로 묶기에 충분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공연 축사에서 "태권도가 한반도에서 평화의 가교가 되기를 바란다"며 스포츠가 평화를 위한 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정원 WT 총재도 인사말에서 "평화를 증진하고 사회 변화를 촉진할 수 있는 스포츠의 힘을 믿는다"며 "우리는 그동안 태권도가 어떻게 평화를 위한 역할을 해왔는지 지켜봐 왔다"고 말했다.


WT와 ITF의 이번 첫 유럽 순회 합동공연은 태권도의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 25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지난해 10월 WT 시범단과 함께 평양을 방문한 조 총재가 리용선 ITF 총재에게 제안하고, 리 총재가 이를 선뜻 받아들이면서 추진됐다. 바흐 IOC 위원장도 적극적으로 행사를 후원했다.
이날 로잔 공연에는 100여명의 초청 관객이 실내 강당을 채웠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도 부인 김소연씨와 함께 행사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공연단은 12일 오후 제네바 유엔사무국(UNOG)에서 각국 정부 대표들을 초청해 이번 유럽 일정 마지막 공연을 선보인다.


mino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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