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관광메카 꿈꾸는 인천] ③ "남북한 크루즈 항로 개발해야"

입력 2019-04-24 07:00  

[해양관광메카 꿈꾸는 인천] ③ "남북한 크루즈 항로 개발해야"
전문가들 "시장 다변화하고 인천공항-항만 연계 강화도 필요"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세계에서 가장 큰 22만5천t급 크루즈도 접안할 수 있는 국내 최대 크루즈 터미널이 오는 26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문을 연다.
수도권 2천500만명 이상의 풍부한 배후 수요를 보유함으로써 국내 최대의 출발 모항이 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중국 상하이(上海), 싱가포르, 홍콩, 일본 후쿠오카(福岡) 등 아시아 크루즈 강대국의 주요 항만도시와 비교해도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크게 밀리지 않는 규모다.
그러나 인천항 크루즈 터미널 개장을 마냥 낙관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볼 순 없는 실정이다.
아시아의 크루즈 시장은 최근 급성장하는 추세이지만 한국 크루즈 산업은 2017년 중국 당국의 '사드 보복' 직격탄을 맞은 뒤 침체기에 빠져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조사 자료를 보면 아시아 크루즈 관광객 규모는 2005년 76만명, 2010년 91만명, 2015년 209만명에 이어 2020년에는 532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한국을 찾는 크루즈 관광객은 최근 2년 사이 10분의 1 수준 이하로 급감했다.
2013년 69만8천명, 2014년 95만4천명, 2015년 104만5천명에 이어 2016년에는 225만8천명까지 늘어났지만, 사드 사태를 겪은 2017년에는 50만5천명으로 떨어졌고 작년에는 21만7천명까지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크루즈 산업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려면 인천항 크루즈 터미널 개장을 계기로 어느 때보다도 치밀하고도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선 해양수산부나 관광공사, 지방자치단체 등 특정 기관이 주도하는 방식이 아니라 산·학·연·관을 결합한 통합 거버넌스 차원에서 크루즈 육성 정책을 논의하고 시행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크루즈 산업이 크루즈 선사, 기항지 인프라, 배후지 관광 등을 망라하는 전방위적인 산업인 점을 고려, 관련 업계·학계·기관이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크루즈 활성화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는 논리다.
강동준 인천연구원 교통물류연구실 연구위원은 "한국 크루즈 육성 정책이 아직은 항만과 기초시설 확충 등에 치중된 측면이 있다"며 "내국인의 크루즈 수요를 확보하면서 국적 크루즈 선사와 전문인력 육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한 결합 크루즈 항로 등 한국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킬링 콘텐츠' 개발에도 주력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인천시는 이달 2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국가관광 전략회의에서 인천항과 북한 남포항, 중국 톈진(天津)항을 잇는 신규 크루즈 항로 개설을 추진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인천이 서울을 배후에 둔 것과 마찬가지로 남포도 평양과의 거리가 50㎞에 불과해 이 항로가 개설되면 남북한 수도권을 모두 둘러볼 수 있게 된다.
남북 분단의 현실에 관심이 많은 외국 관광객에게 매력적인 관광상품으로 떠오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2016년 1월 중국 산둥(山東)성의 보하이 크루즈 선사는 4박 5일간 중국 칭다오∼남포(평양)∼인천∼칭다오 방문 일정으로 여행하는 관광상품을 1인당 2천299위안(약 39만원)에 판매해 완판했지만 당시 우리 정부의 불허로 실제 운항은 이뤄지지 않았다.
강숙영 경기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북한을 연결하는 크루즈 항로가 전무한 상황에서 남북한을 동시에 잇는 크루즈 항로는 남북관계 개선과 관광수입 증대 등 명분과 실리를 모두 충족할 수 있다"며 "남포항 시설 용량을 고려해 8만t급 이하의 중국 국적 크루즈를 띄우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 집중된 크루즈 항로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사드 사태가 촉발되기 전인 2016년 인천을 방문한 크루즈 관광객 22만6천명 중 91.4%에 이르는 20만6천명은 중국인일 정도로 중국 편중 현상이 심했다.
국내 크루즈 관련 업계 입장에서는 지리적으로 가깝고 크루즈 이용 인구도 늘어나는 중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수밖에 없지만,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현재의 크루즈 산업 구조는 분명 개선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대안으로는 미국이나 유럽에 본사를 둔 크루즈 선사를 상대로 마케팅을 강화해 한국에서 출항해 중국·일본을 잇는 크루즈 항로 운영을 활성하하는 방안이 있다.
4월 26일 인천항 크루즈 터미널에서 출항하는 코스타세레나호(11만4천t급)도 이탈리아의 코스타크루즈 소속이다. 이 크루즈는 인천을 출발해 상하이·후쿠오카·부산을 방문하는 일정으로 운항한다.
박영훈 인천항만공사 여객터미널사업팀 매니저는 "유럽인이나 미국인 관광객이 동북아시아의 자연과 문화에 많은 호기심을 지니고 있는 점을 고려해 맞춤형 크루즈 상품을 개발하면 시장 확대 기회도 늘어날 것"이라며 "영국·미국 등지에서 월드 크루즈 유치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ny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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