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홍일 전 의원, 광주 망월동에서 눈물의 안장식

입력 2019-04-23 17:00  

故 김홍일 전 의원, 광주 망월동에서 눈물의 안장식
조문객 200여명 빗속에도 함께…"고인이 어렵게 이룬 민주화 되돌아보길"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고(故)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이 23일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역에 안장됐다.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영결식을 마친 고인의 유해는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된 뒤 이날 오후 3시께 280㎞가량 떨어진 광주 망월 묘역에 도착했다.
영정사진 뒤로 노란색 보자기에 싸여 장지에 도착한 김 전 의원의 유골함은 하관식을 하기 전 미리 쌓아놓은 봉분 위로 고이 모셔졌다.
비가 내린 궂은 날씨 속에서도 조문객 200여명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했다.
천주교식 절차로 진행된 하관식은 1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굳은 표정으로 찬송가를 부르며 장례식을 치르던 유족들은 김 전 의원의 유골함이 진갈색의 흙 아래로 묻히기 시작하자 참아왔던 울음을 터트렸다.
김 전 의원의 부인 윤혜라 여사는 어린 손녀가 손을 잡아주거나 안아주며 위로했고, 김 전 의원의 두 딸은 서로를 꼭 껴안으며 슬픔을 달랬다.

김 전 의원의 절친했던 한 친구는 그의 묘소 앞에서 통곡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이 친구야! 말 한마디 없이 떠나면 어떻게 하느냐"고 원망하면서도 "그동안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이제는 아프지 않은 세상에서 편안하게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봉분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향초를 올려둔 제단에 흙이 튀자 정성스레 제단을 닦아내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의 동생이자 김 전 대통령의 2남인 홍업씨는 유족 대표로 "광주에서도 많은 분이 형을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감사하다"며 조문객들에게 인사했다.
그는 "오늘 화장하면서 보니 수술로 몸 안에 있었던 쇳덩어리들이 나왔다"며 "이런 걸 지니고 어떻게 살았을까 생각하면 이제는 고통스럽지 않겠다는 생각에 안도의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쯤이면 형이 (하늘에서) 아버지를 만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여러분도 형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기원해달라"고 말했다.
가족들의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자 조문객들은 김 전 의원의 묘지 앞에 국화를 헌화하고 묵념하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리는 민주평화당 최경환 의원은 "김 전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의 가장 든든하고 믿음직한, 신뢰받은 아들이었다"며 "김 전 대통령의 아들이어서가 아니라, 이분의 리더십과 포용력 때문에 주변에서 많은 사람이 따랐다"고 추모했다.


최 의원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모진 고문을 당한 이후 병환을 얻게 된 김 전 의원을 회상하며 "우리는 민주화의 화신으로 불리는 이 집안의 가족사를 통해 얼마나 큰 아픔과 희생 속에서 민주화를 이뤘는지 되돌아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의원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5·18국립묘지 안장 대상이지만 '나라종금 뇌물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어 곧바로 국립묘지로 안장되지 못했다.
김 전 의원의 유족들은 국가보훈처의 심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망월 묘역에 안장하기로 결정했다.
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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