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이순신동상 제작자의 회고…"전쟁종결 자신감 들었다"

입력 2019-04-24 10:02  

진해 이순신동상 제작자의 회고…"전쟁종결 자신감 들었다"
해군, 이진수 옹에 감사패 전달…1952년 10여명이 4개월 이상 걸려 완성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우리 손으로 만든 충무공 이순신 동상이 진해만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면서 6·25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습니다."
67년 전 우리나라 최초로 대형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을 제작했던 이진수(95) 옹은 제작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그는 올해 충무공 탄신 제474주년을 맞아 오는 28일 해군으로부터 동상 제작과 충무공 정신 선양 공로로 뒤늦은 감사패를 받는다.
24일 해군에 따르면 경남 창원시 진해구 북원로터리에 세워져 있는 충무공 동상은 당시 국내에서 가장 앞선 주물 기술을 보유했던 해군 조함창(현 해군 정비창)이 1951년 11월 제작에 착수해 이듬해 4월 제막했다. 이 동상은 우리나라 대형 충무공 동상의 효시가 됐다.
당시 동상 제작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이진수 옹은 1949년 해군 조함창에 주물 분야 군속(군무원)으로 임용됐다. 충무공 동상 제작에 참여한 것은 물론 20여년 간 조함창을 지킨 해군 정비분야의 산 증인으로 꼽힌다. 그는 해군에 재직한 동안 초대 해군 참모총장인 손원일 제독으로부터 받은 표창장을 비롯해 20건 이상의 각종 표창과 상장을 받았다.
충무공 동상 제작은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1월, 해군 내부에서 국난극복 염원을 담아 이순신 동상을 세우자는 논의로 시작됐다. 이후 마산시장을 중심으로 동상건립기성회가 결성됐고, 전쟁 중이라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장병과 국민들의 성금(놋그릇 등 기부품 포함)이 모였다.
당시 대형 동상을 제작할 수 있었던 유일한 기관인 해군 조함창이 제작을 맡았다. 서울 광화문의 충무공 동상 제작보다 16년이 빨랐다.
높이 482cm, 너비 140cm로, 제작 당시만해도 국내 최대 규모였던 동상은 창원시 근대건조물 제1호로 지정됐다. 갑옷과 투구를 착용하고 긴 칼을 잡은 자세로 진해만을 바라보고 있다. 임진왜란 발발로부터 360년이 경과한 1952년 4월 13일 제막된 충무공 동상 앞에서 지내온 충무공 추모제는 1963년부터 문화축제인 군항제로 변경됐다.
이진수 옹은 "당시 국내에서 4m가 넘는 대형 동상을 만들 수 있는 곳은 해군 조함창 뿐이었다. 나를 포함해서 10여명의 대원이 4개월 이상 주형을 만들고 쇳물을 부어 동상을 만들었다"면서 "우리 손으로 만든 충무공 동상이 진해만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면서 이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의 차남 이치관 주무관(58)도 25년째 해군 군수사령부 정비창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 주무관은 "아버지께서는 해군과 정비창의 일원이었다는 것을 항상 자랑스럽게 말씀하셨고, 동상에 대한 애정도 자주 표현했다"며 "아버지가 자랑스럽고, 해군 정비 군무원 후배로서 직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해군 정비창을 대표해 감사패를 전달한 박정일 금속직장장은 "이진수 옹을 비롯한 선배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 건립한 충무공 동상은 해군 정비창의 자부심이자 해군의 자랑"이라며 "충무공 탄신일을 앞두고 선배들의 업적을 기억하고 따르고자 감사패를 수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three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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