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폐허 속 인간애를 찾다…탄생 100년 문인 기념문학제

입력 2019-04-24 13:24   수정 2019-04-24 14:18

전후 폐허 속 인간애를 찾다…탄생 100년 문인 기념문학제
구상·권오순·김성한·김종문·박홍근·전광용·정완영·정태용 8人
내달 2일 심포지엄 필두로 문학의밤·학술대회·시낭송회 등 풍성한 행사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는 문인 8인을 조명하는 문학제가 열린다.
시인 구상부터 아동문학가 권오순, 소설가 김성한, 시인 김종문, 아동문학가 박홍근, 소설가 전광용, 시조시인 정완영, 평론가 정태용까지 8명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3·1운동이 일어난 1919년에 태어났으며, 개중 5명은 월남했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는 24일 광화문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2019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2001년 시작한 연례행사로 올해 19회째다. 간담회엔 기획위원장인 고형진 고려대 교수와 곽효환 대산문화재단 임원, 한창훈 작가회의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에 대상이 된 작가 8인은 태어날 때 일본인이었다는 한계가 있었고 한창 활동할 젊은 시절엔 일본의 가혹한 식민 통치로 조선일보와 '문장' 등 주요 일간지와 문예지가 폐간돼 문학적 욕구를 발산할 통로가 차단됐으며, 분단과 격심한 내전까지 겪어야 했던 불행한 세대였다.
그래서 이들은 1950년대 정전 뒤에야 본격적인 작품 활동에 들어가 '전후 작가'로 분류된다.
고 교수는 "일제 때 공부한 구세대지만 1950년대 신세대 작가가 됐다"며 이들을 '구세대적 신세대 작가'로 규정했다.
'2등 국민'으로서 천대받고 전쟁의 비극까지 겪은 터라 이들은 인간을 사랑하고 인간성을 어떻게 지켜낼지 고민하는 휴머니즘 사조에 천착하는 동시에 인간 내면을 깊이 탐구한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또 외형적으로는 한때 잃었던 우리 말과 글에 대한 애정을 보였고 문학의 형식미와 규율을 존중하는 작가 정신이 있었다.



구상(~2004)은 경향신문 논설위원 등을 지낸 언론인 출신 시인으로, 구도적 작품 세계를 구현한 거장이다.
동아일보 논설위원과 사상계 주간을 지낸 김성한(~2010)은 소설 '오분간', '바비도' 등을 통해 지적 사유를 보여줬으며, 권오순(~1995)은 동시 '구슬비'로 유명한 아동문학가이자 시인이면서 천주교 재속 수녀였다.
김종문(~1981)은 국제팬클럽 한국대표 등을 지낸 시인 겸 비평가이면서 육군 투스타(소장)까지 오른 장성 출신이고, 동요 '나뭇잎 배'로 잘 알려진 박홍근(~2006)은 언론인, 시인, 아동문학가 등으로 다양한 활동을 했다.
전광용(~1988)은 교과서에도 실렸던 '꺼삐딴 리', '흑산도'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정통 소설가다. 정완영(~2016)은 당대를 대표하는 시조시인이며, 정태용(~1972)은 정치·이념적 중립을 지키는 평론으로 이름을 날렸다.
문학제 첫 행사는 다음 달 2일 오전 10시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전후 휴머니즘의 발견, 자존과 구원'을 주제로 열리는 심포지엄이다.
다음 달 10일에는 마포중앙도서관에서 '1919년에 태어난 사람들'을 주제로 문학의 밤이 열리고, 오는 6월 29일 중앙대학교에는 학술대회도 예정됐다. '구상 시인 탄생 100주년 기념 시 낭독 및 음악회'도 준비 중이다.
lesl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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