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스만제국 때 150만명 학살·박해 당해"…佛, 국가추념일 지정
터키정부 "역사 왜곡" 반발…에르도안 "학살자들이 인권 가면 썼다"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아르메니아인 '종족학살' 추념일을 맞아 올해도 '가해자' 터키와 서방 사이 신경전이 반복됐다.
24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아르메니아와 세계 곳곳의 아르메니아 교민사회는 100여년 전 '메즈 예게른'(Meds Yeghern) 당시 목숨을 잃고 박해를 당한 선조를 기렸다.
아르메니아어로 '대재앙'이라는 뜻의 메즈 예게른은 제1차 세계대전 중 오스만제국에 의한 아르메니아인 대규모 살해사건을 가리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오늘 우리는 메즈 예게른을 기억한다"면서 "오스만제국 말기에 1915년부터 150만 아르메니아인이 추방되고, 학살되고, 죽음에 이르는 행진을 했다"고 표현했다.
특히 프랑스는 최근 4월 24일을 '아르메니아인 종족학살 국가 추념일'로 공식 지정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추념일 지정을 내걸었고, 올해 약속을 이행했다.

터키 정부는 반발했다.
터키 외무부는 "아르메니아인이 허구로 꾸며낸 주관적 진술에 근거한 트럼프 대통령의 표현은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평가절하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표현에 유감을 표명했다.
외무부는 "정치적 의도로 역사를 왜곡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아르메니아인 학살 국가추념일을 지정한 프랑스를 맹비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에 인권, 민주주의, 아르메니아 문제, 대테러전을 훈계하는 자들 모두 피의 역사를 갖고 있다"면서 "학살과 고통의 책임자들이 이제 인권과 자유의 가면을 쓰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르완다와 알제리에서 수십만명을 학살한 책임자가 프랑스라고 날을 세우며, "프랑스는 진실에 관심이 없다"고 비난했다.

일반적으로 서방 역사학계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만제국이 아르메니아인 약 150만명을 학살했다고 본다.
반면에 '가해자'로 지목되는 터키는 이 사건이 전쟁 중 벌어진 '비극적인' 쌍방 충돌의 결과일 뿐, 오스만제국이 조직적으로 아르메니아인(종족)을 겨냥해 학살을 자행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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