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 석방된 카로 의원 식당서 연행돼…정권, 야권 탄압 정지작업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퇴진운동을 벌였던 베네수엘라 야당 의원이 당국에 다시 구금됐다.
우파 야권이 장악한 국회는 26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독재정권이 제멋대로 힐베르 카로 의원을 체포해 의회 면책 특권을 침해했다"며 "권력을 강탈한 정권이 그의 생명과 온전함을 지킬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카로 의원은 수도 카라카스 인근 라스 메르세데스에 있는 한 식당에서 정보기관 요원들에게 연행됐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카로 의원은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무장 혁명을 기획한 혐의로 2017년 1월 당국에 체포됐다가 지난해 6월 풀려났다. 석방된 지 10개월 만에 다시 구금된 것이다.
카로 의원은 반정부 시위로 투옥된 수백명의 다른 활동가와 함께 수감 생활을 했다.
이번 체포는 지난 1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작년 대선이 불법적으로 치러졌다며 자신을 임시 대통령으로 선언한 뒤 미국과 서방 50여개 국가의 지지를 등에 업고 마두로 정권 퇴진운동을 벌이며 대치 국면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뤄졌다.
마두로 정권은 과이도 의장과 측근 인사들에 대한 탄압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경고 속에 야권의 손발을 묶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벌이고 있다.
앞서 지난달에는 과이도 의장의 측근인 로베르토 마레로가 고위 정치권 인사를 겨냥한 공격을 계획한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야권은 마레로의 혐의는 거짓이라며 반발했다.
친정부 성향의 최고 헌법기관인 제헌의회는 지난 2일 대법원의 요청을 받아들여 과이도 의장에게 부여된 면책 특권을 박탈했다.
545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제헌의회는 야권이 장악한 의회를 무력화하고 마두로 대통령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무소불위의 친위 기구라는 국제사회의 비판 속에 2017년 8월에 출범했다.
베네수엘라 검찰총장실은 지난 1월 발생한 폭력 사건에 연관된 혐의로 가이도 의장을 상대로 수사를 개시했지만 구금을 명령하거나 범죄 혐의로 공식 기소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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