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TV, 김정은 방러 대대적 선전…"새 정세서 획기적 전환 계기"

입력 2019-04-28 22:23   수정 2019-04-28 23:39

北TV, 김정은 방러 대대적 선전…"새 정세서 획기적 전환 계기"
50분 분량 기록영화 방영…'성과적 방문' 거듭 부각
'김일성 연상' 장면 수시로 끼워넣어…오찬장서 '즉석 사인'도 눈길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북한이 2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러 전 과정을 담은 기록영화를 내보내며 주민들에게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나섰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 8시부터 김 위원장의 출발부터 귀환까지 전 과정을 시간 순서대로 담은 '조로(북러)친선의 새 시대를 펼친 역사적인 상봉' 제목의 50분 분량의 기록영화를 방영했다.
기록영화 내용은 대체로 이미 앞서 북한 매체들이 글 기사로 전한 것과 대동소이했지만, 북러 친선관계를 보다 집중적으로 띄우면서 김 위원장이 '큰 성과'를 내고 귀환했음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읽혔다.
중앙TV는 "환영군중들은 자주의 방향타를 억세게 틀어쥐시고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고 우리 인민의 자주적 삶과 후대들의 행복한 미래를 위하여 불멸의 대외활동 업적을 이룩하시고 조국에 무사히 돌아오신 경애하는 최고영도자(김정은) 동지께 온 나라 전체 인민들의 한결같은 마음을 담아 열렬한 축하의 인사를 삼가 올렸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전통적인 친선협조 관계를 새로운 정세 하에서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부합되게 더욱더 승화발전시키기 위한 획기적인 전환의 계기를 마련한 일대 사변으로서 조러친선의 단결역사에 빛나게 기록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앙TV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단독회담과 확대 회담, 연회 장면에서는 이번 만남이 세간의 이목이 쏠렸음을 부각하듯 취재진이 운집해 있거나 열띤 취재 경쟁을 벌이는 장면을 여러 차례 끼워 넣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이동하는 동선마다 그의 차량 행렬을 보기 위해 거리와 육교 등에 모여 있는 현지인들의 모습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북러 정상이 연회를 마치고 헤어지는 장면에서는 김 위원장이 전용차로 출발하면서 푸틴 대통령을 향해 손을 흔드는 모습을 '느린 화면'으로 편집해 내보낸 점도 눈길을 끈다. 푸틴 대통령이 배웅하는 장면도 마찬가지였다.



방러 사흘째 김 위원장이 올렉 코줴먀코 연해주 주지사와 오찬을 하는 부분에서는 김 위원장이 '즉석 사인'을 해주는 듯한 이색 장면도 공개됐다.
오찬 참석자 중 한 명이 김 위원장의 사진이 담긴 책자를 내밀며 무엇인가를 요청하자, 김 위원장은 해당 책자에 '이 순간이 훌륭한 추억으로 되기를 바랍니다. 2019.4.26 김정은'이라고 적었다. 바로 뒤에는 또 다른 참석자가 줄을 서 있었다.
이 대목에서 아나운서는 "역사적인 이 순간을 소중한 추억으로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하는 연해변강 일꾼들의 간절한 소망을 헤아리시어 뜻깊은 친필을 남기시는…"이라고 소개했다.
옆에서 김 위원장을 '보좌'하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손뼉을 쳤고, '친필 사인'을 받은 인사가 자기 자리로 돌아가 자랑을 하는 듯한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아울러 이날 영상에는 김 위원장이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처럼 중절모와 검은 코트 차림에 오른손을 코트 옷깃 안쪽으로 넣은 모습이 수시로 나왔다.
실제 현지에서도 그는 여러 차례 이른바 '김일성 주석 따라하기'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는데, 주민들이 보는 기록영화에도 이 장면을 반복적으로 넣은 것은 김 위원장의 후계 정통성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적인 연출로 보인다.
한편, 기록영화는 김 위원장이 극동연방대 내 숙소에 여장을 푼 뒤 객실 야외 테라스로 추정되는 장소에 나와 전경을 둘러보고, 북한의 국가 예산과 경제 전반을 담당하는 오수용 당 경제부장 겸 노동당 부위원장에게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모습도 처음 공개했다.
뒤편에는 내각의 행정·경제 관료 인사를 전담하는 김평해 당 부위원장이 두 사람의 대화를 열심히 받아적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또 확대회담에서 유일하게 배석한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김 위원장 숙소 내 회의실로 보이는 곳에 주요 수행원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김 위원장의 좌우에 앉아 '실세'임을 재확인했다.
이번 방러 수행원으로 북한 매체가 호명했거나 현지에서 모습이 포착된 간부 외에도 박정남 정치국 후보위원 겸 강원도 당 위원장과 리영식·김용수 당 제1부부장, 장룡식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등의 모습도 영상에서 추가로 확인됐다.
특히 장 부부장을 제외한 나머지 세 사람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당시에도 동행한 바 있어 이번 방러길에 포착된 현송월 삼지현관현악단 단장과 함께 김 위원장의 '고정 수행원'으로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sh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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