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범죄인 중국본토 인도 반대' 대규모 시위

입력 2019-04-29 10:27  

홍콩서 '범죄인 중국본토 인도 반대' 대규모 시위
주최 측 추산 13만 명 참여…"인권운동가 탄압 등에 악용될 것" 비판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홍콩 정부가 입법을 추진하는 중국 본토로의 범죄인 인도 법안이 정치범 탄압 등에 악용될 것이라며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홍콩 도심에서 벌어졌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오후 홍콩 도심에서는 주최 측 추산 13만 명, 경찰 추산 2만2천800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홍콩 시민단체 '민간인권전선'과 야당 등이 주도한 이번 시위는 '우산 혁명'으로 불리는 2014년 민주화 시위 이후 최대 규모였다.
이들은 "중국으로의 범죄인 인도에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코즈웨이베이 지역에서 출발해 애드머럴티 지역에 있는 입법회 건물까지 네 시간에 걸쳐 행진했다.
상당수 시위대는 우산 혁명의 상징인 '노란 우산'을 들고 있었다. 우산 혁명은 2014년 당시 시위대가 우산으로 경찰의 최루액 분사를 막았던 것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지난해 한 홍콩인이 대만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홍콩으로 도피했으나, 홍콩과 대만 간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되지 않아 이를 송환하지 못하자 홍콩 정부는 범죄인 인도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법안은 중국, 대만, 마카오 등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홍콩 정부가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시위대는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반체제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이 법규가 악용될 수 있다며, 이 법안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홍콩 정부는 탈세 등 9가지 경제범죄는 이 법안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한발 물러섰으나, 전날 시위에 상당수 재계 인사가 참여하는 등 홍콩 시민들의 분노를 달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시위대는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이 홍콩인들을 배신했다면서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했다.
시위에 참여한 시민 폴리 로는 "홍콩인들이 중국으로 보내져 법정에 설 위험에 처했다"며 "홍콩 정부가 인민의 적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지난 2015년 중국이 지정한 금서를 판매한 혐의로 중국으로 강제 연행돼 구금된 경험을 한 출판업자 람윙키(林榮基)는 이 법안이 시행되면 자신이 중국으로 보내질 것이라며 지난 25일 대만으로 향했다.
홍콩 시민들의 분노를 더욱 키운 것은 홍콩 법원이 최근 우산 혁명 지도부에 대해 최대 16개월의 징역형을 내린 판결이었다.
홍콩 법원은 지난 23일 우산 혁명을 주도한 베니 타이(戴耀延) 홍콩대 교수와 찬킨만(陳健民) 홍콩중문대 교수에게 공공소란죄를 적용해 각각 16개월 징역형을 선고했다.
시위를 주도한 민간인권전선 측은 이 판결을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홍콩 정부가 홍콩인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다음 달에 더 큰 규모의 시위를 벌여 입법회 건물을 포위하겠다"고 밝혔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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