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무, 하원 청문회 '노쇼'…'특검보고서 왜곡 논란' 전선 격화

입력 2019-05-03 00:35  

美법무, 하원 청문회 '노쇼'…'특검보고서 왜곡 논란' 전선 격화
민주 "의회 모욕" 강력반발 속 추가 소환장 카드 만지작…'법적 전투' 비화 가능성도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에서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 결과보고서 왜곡 논란을 둘러싸고 윌리엄 바 법무장관과 민주당의 대치 전선이 격화하고 있다.
바 장관이 2일(현지시간)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 법사위 청문회에 '불참'하자 민주당은 이에 강력히 반발하며 '의회 모욕 소환장' 발부 카드까지 만지작 거리고 있다.
민주당은 바 장관이 특검 수사 결과에 대한 편향적 왜곡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는 '방패막이' 노릇을 하고 있다고 전방위 공세를 펴고 있고, 바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엄호하며 차단막 치기로 맞서고 있다. 2020년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포스트 특검' 정국 주도권 싸움이 이어지는 형국이다.
바 장관은 전날 열린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는 증인으로 출석했으나 이날 예정돼 있던 하원 법사위 청문회에 대해서는 전날 오후 늦게 불출석을 통보했다. 의원들의 질의 후 법사위 소속 상근 변호사들이 추가 질의를 하도록 한 형식을 문제 삼은 것이다.
케리 쿠펙 법무부 대변인은 전날 성명을 통해 "법무장관이 (의회에 나가서)증언한다고 했는데도 내들러 법사위원장이 전례 없고 불필요한 조건을 설정했다"며 민주당 소속의 제리 내들러(뉴욕) 위원장을 겨냥, "상임위 변호사들이 상원 인준을 거친 내각 멤버인 법무장관을 상대로 질의하도록 한다는 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전했다.
법무부는 지난달 18일 일부 민감한 내용을 삭제하고 일반에 공개한 448쪽 분량의 특검보고서 '편집본'의 '원본' 공개에 대한 소환장 발부 요청도 불응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원본 제출 소환장의 기한은 전날까지였다.
바 위원장의 '노 쇼'(no-show·나타나지 않음)로 인해 이날 하원 법사위는 파행 끝에 열린지 얼마 되지 않아 산회했다.
내들러 위원장은 바 장관을 향해 "공평무사한 행정부보다 대통령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더 우위에 둠으로써 법무부의 공직자들을 실망시켰다"며 "그는 오늘 나타나지조차 않았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원본 제출과 관련, 하루 이틀 더 기다려보겠다면서도 "선의에 의한 협상이 소환장 이행(원본 제출)으로 귀결되지 않는다면 다음 단계는 법무부 장관에 대한 '의회 모욕 소환장' 추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 위원회는 헌법에 의해 부여된 감독 및 입법적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들을 확보하려고 한다"며 "우리는 의회의 권한 및 미국 국민의 알 권리를 보호할 것이고, 대통령이 '군주'가 되는 일을 막을 것이다. 우리는 지체 없이 정보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공화당 더그 콜린스(조지아) 하원의원은 "바 장관이 오늘 출석하지 못한 건 민주당 때문"이라며 민주당이 대중의 시선을 끌기 위해 '정치적 곡예'를 벌이고 있다고 민주당 책임론을 제기했다.
앞서 바 장관은 전날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사퇴 요구 등 집중포화를 받았다.
특히 바 장관이 3월 24일 의회에 제출한 4쪽짜리 수사 결과 보고서 요약본에 대해 뮬러 특검이 왜곡 논란을 제기한 항의서한을 보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쟁점으로 부상한 바 있다.
바 장관과 민주당 간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가운데 자칫 양측간 대립이 '법적 전투'로 비화할 수 있다고 미언론들은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그동안 미국 법원이 소환장 발부 및 이행에 대한 의회의 헌법적 권한을 인정해왔으나 행정부 당국자들을 소환장 불응을 이유로 소환하는 문제는 현실적으로 장애물에 직면해왔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바 장관 사퇴 요구와 관련, "너무나도 터무니없다"고 일축하면서 바 장관에 대해 "매우 뛰어난 사람이며 매우 훌륭한 법 인식을 지니고 있다"고 극찬했다. 바 장관의 전날 상원 법사위 청문회 답변 태도에 대해서도 "환상적이었다"고 추켜세웠다.
CNN방송은 '러시아 스캔들' 수사 지휘에 대한 '셀프 제척'으로 일찌감치 트럼프 대통령의 눈 밖에 났던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의 후임으로 임명된 바 장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위해 일을 수행해주는 '인간 화강암' 같은 단단한 방패막이를 만나게 됐다"고 꼬집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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