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단축근무에 아내 대신 학부모 참여수업도 가봤어요"

입력 2019-05-08 15:29  

"육아 단축근무에 아내 대신 학부모 참여수업도 가봤어요"
충남도 공공기관 육아시간 사용자 간담회…호평 속 개선 요구도


(홍성=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오늘 아침에도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왔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는 친구들이 다들 육아기 단축근무를 부러워해요."
충남문화산업진흥원에서 근무하는 박준형 씨는 8일 열린 '충남도 공공기관 육아시간 사용자 간담회'에서 자신의 육아기 단축근무에 대한 주위 반응을 이같이 전했다.
충남도는 도 산하 공공기관 육아기 직원들이 한 시간 늦게 출근하고 한 시간 일찍 퇴근할 수 있도록 지난해 8월 1일 자로 복무규정을 개정했다.
8살 이하 자녀를 둔 20개 기관 임직원 159명이 8개월째 단축근무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충남테크노파크 직원 손복동 씨는 "초등학교 3·4학년 두 자녀를 두고 있는데 학부모 참관 수업에 아이 엄마 대신 처음으로 참여해 보기도 했고, 아이가 아플 때 병원에 데리고 갈 수도 있어 좋았다"며 "시행이 더욱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충남신용보증재단 직원 전명진 씨는 "제도가 시행되자마자 처음으로 신청했는데 지금까지 만족하며 잘 이용하고 있다"며 "덕분에 둘째도 낳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만 자꾸 눈치를 보게 되는 분위기가 있어 아예 대상자들한테는 기본적으로 사용을 의무화하고, 취소를 선택할 수 있도록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충남문화재단에 근무하는 김선욱 씨는 "남성 직원들에게 물어보니 아이에게도 아빠가 필요한 시간이 많은데 아이 유치원, 초등학교에 갈 수 있어 좋다고 한다"며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에 맞춰 전반적으로 문화가 바뀌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육아기 단축근무 시행에도 대체인력 투입이 없어 업무량은 그대로인 점, 시간외수당을 받을 수 없는 점, 인사평가에 대한 불안 등은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적됐다.
충남개발공사에서 근무하는 임규빈 씨는 "육아기 단축근무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쓰지 못하고 있다"며 "아내가 육아휴직을 하고 있어 외벌이나 다름없는 만큼 수강외수당이 줄어들면 현실적으로 생활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충남교통연수원에서 일하는 서애림 씨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가 있어 지난 3월부터 사용하고 있는데 직원들이 근무하는 도중에 나오는 게 미안했다"며 "내 업무가 다른 직원에게 넘어가는 부분도 안타깝다"고 전했다.
충남청소년진흥원 직원 임정인 씨는 "오후에 몰아서 단축 근무를 하고 있지만, 오후 4시에 퇴근한 적은 거의 없고 대부분 5시 30분이 넘어야 끝난다"며 "어차피 본인 업무량은 정해져 있고 시간외수당도 받을 수 없으니 남성 직원들은 거의 제도를 활용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이밖에 "육아시간 사용자에 대한 근무평정 불이익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 "단축근무를 하는 직원들에 대해 '늦게 출근해서 땡 치면 집에 가는 직원'이라고 보는 시선을 바꿔야 한다"는 등 의견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필영 기획조정실장은 "육아기 단축근무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켜 사용자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하고 대체인력 지원과 단축근무 기간 확대 등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jyo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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