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중국 계산법 바꾸게 할 수도"…워싱턴 조야서 경계론 고개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추가 '관세폭탄' 경고로 미·중 무역협상이 막바지에 난기류에 휩싸인 가운데 미국의 대중(對中) 강경 스탠스가 교착국면에 빠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미국과의 무역마찰 심화와 맞물려 북한에 경제적으로도 막강한 영향력을 가져온 '뒷배' 중국이 자칫 대북 압박 공조에서 발을 뺄 수 있다는 우려가 워싱턴 조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중국이 자칫 미국과의 대북 공조 전선에서 이탈, 북한과의 밀착을 통해 대미 지렛대 강화를 시도할 경우 상황이 더욱 복잡하게 꼬일 수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벼랑 끝 전술이 중국에 대한 그의 강경한 외교정책을 시험대 위에 올렸다"며 미국이 중국의 북한 문제 협조 기조를 유지하려고 하면서 동시에 대중 무역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중 간 긴장 고조는 대중 무역협상과 함께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도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전략이 떠안고 있는 위험을 보여주고 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미국의 국제적 대북제재 이행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그만큼 크다는 점에서다.
중국이 무역협상과 북한 문제를 직접 연계하고 있지는 않지만, 비핵화 협상이 교착국면을 맞은 가운데 미·중 간 적대관계는 비핵화 협상과 관련된 '그림'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화가 날 경우 '당신네가 우리의 핵심 이해관계가 달린 문제에 대해 이런 짓을 하고 있는데도 우리가 왜 미국의 우선 사항을 돕기 위해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느냐'는 식으로 말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당국자들은 북한에 대한 국제적 압박 전략이 여전히 굳건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최근 미 정보 당국은 북·중 국경 간 무역이 증가세를 보인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관련 사안을 보고받은 한 의회 참모가 WP에 전했다.
이 참모는 중국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거친 '레토릭'이 중국의 계산법을 바꾸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의 무역협상이) 제로섬 게임 내지 '만인의 만인에 대한 싸움이라는 판단이 든다면 중국에 있어 북한의 값어치나 중요성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 국익연구소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도 지난 6일 CNBC방송 인터뷰에서 미 행정부의 추가 관세폭탄 방침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망가질 수 있는 만큼 그(트럼프 대통령)는 좀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미중 무역협정이 무산될 경우 중국은 북한을 미국에 대한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 (중국이) 국경을 열면 며칠 안에 최대 압박을 끝낼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싱크탱크인 미국평화연구소(USIP)가 같은 날 펴낸 보고서에도 "미국은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활용,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추진하도록 촉구해야 한다"며 미국이 북한 문제와 미·중 간 다른 이슈를 연계해선 안 된다는 제언이 담겼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중국과의 무역 전쟁 와중에 제재 등 대북 대응을 놓고 중국과 균열 조짐을 보인 바 있다. 특히 미국 측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할 때마다 '중국 배후론'을 공공연하게 제기하며 북·중 간 밀착을 극도로 경계해온 것을 두고 무역협상을 둘러싼 대중(對中) 압박용 성격도 없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됐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2월1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무역휴전'을 모멘텀으로 대북 공조 회복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이번 미·중 협상의 향배에 따라 북한 문제를 둘러싼 미중간 공조도 기로에 설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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