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드라마, 10대들에겐 당당한 주류…"TV 2부리그는 옛말"

입력 2019-05-11 08:00  

웹드라마, 10대들에겐 당당한 주류…"TV 2부리그는 옛말"
TV서 사라져버린 정통 학원극, 웹드라마로는 '승승장구'
브라운관 떠난 10대 붙잡으려 웹드라마 스타 기용하기도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신예들이 안방극장에 데뷔할 때 거쳐 가는 등용문 정도로 여겨지던 웹드라마가 10대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그 자체로 독립 장르를 구축하고 있다.
한때는 저렴한 제작비와 낮은 품질 때문에 'B급 드라마' 신세를 면치 못했지만, 지금은 시즌제가 안착할 정도로 시장성이 확실해졌다는 평가다.


◇ 하이틴 웹드라마 '승승장구'…TV 학원극은 찾기 힘들어
11일 하이틴 웹드라마 '에이틴2'를 제작한 플레이리스트에 따르면 이 작품은 지난달 25일 첫 방송을 시작한 뒤로 지난 10일까지 약 2주 만에 누적재생수 3천500만뷰를 기록했다.
총 6회까지 공개된 본편은 2천897만뷰, 티저와 프롤로그 등 부가영상들마저도 합계 670만뷰를 넘어서며 웹드라마계의 '메가 히트작' 자리를 일찌감치 노린다.
'에이틴'은 지난해 시즌 1에서도 누적재생수 2억뷰를 기록하며 역대 웹드라마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들 작품의 특징은 로맨스와 학업, 진로, 우정 등 고등학교 2∼3학년 주인공들의 고민을 10대들 눈높이에 맞춰 진지하게 담아냈다는 점이다.
5명 남짓한 등장인물이 각자 속마음을 내레이션으로 전달하고, 의미심장한 대사를 남길 때마다 배경음악이 깔리며 얼굴을 클로즈업하는 등 드라마는 감정 묘사에 상당한 공을 들인다.
선생님이나 학부모 등 성인 배역이 거의 등장하지 않고, 등장하더라도 배경으로만 존재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이는 성인 배역을 전면으로 내세우거나, 배경만 학교일 뿐이지 장르극이나 다름없는 최근의 TV 학원극 트렌드와는 배치되는 흐름이다.
현재 방송 중인 JTBC 금토극 '아름다운 세상'은 학교 폭력을 소재로 했지만 부각되는 건 가해자 학생 부모와 피해자 학생 부모 사이의 대립이다.
최근 종영한 tvN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은 10대들이 주요 배역으로 등장하긴 하지만, 주인공을 사이코메트리스트(신체를 접촉하면 사람 혹은 물건이 지닌 기억의 잔상을 읽어내는 사람)로 설정해 미스터리 수사 장르 성격이 강했다.


◇ 갈수록 노령화하는 TV 시청자층…웹드라마 스타가 TV 주연 꿰차기도
학원극이 웹드라마 시장에선 선전하는 데 반해 브라운관 속 정통 학원극은 사실상 '성인들이 보는 학원극'이 되어버리면서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KBS 2TV '학교'나 MBC TV 시트콤 '논스톱' 시리즈가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10대들을 울고 웃기며 쥐락펴락했지만, 가장 최근에 방송한 '학교 2017'은 평균 5%에도 못 미치는 시청률로 아쉽게 막을 내렸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과거엔 어린이-청소년-성인으로 구분되는 연령대별 드라마가 있었지만, 어느 순간 어린이드라마부터 없어지기 시작했다"며 "20대 이하는 드라마에서 진지하게 다뤄지지 않고 부차적인 존재로만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현상은 TV 시청자가 점점 노령화하면서 말 그대로 '올드 매체'가 되어버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10대부터 20대 초반까지의 시청자들이 TV를 보지 않고 유튜브와 웹드라마로 빠져버리자 이들을 겨냥한 콘텐츠 중심도 모바일로 옮겨갔다는 분석이다.
특히 과거 학원극 주연으로 10대들 우상 아이돌을 캐스팅한 것처럼. TV 채널들이 10대들을 브라운관 앞에 앉혀놓기 위해 웹드라마 출신 스타를 기용하는 현상도 눈에 띈다. '에이틴'에서 도하나 역으로 분한 신예은(21)이 단번에 tvN '사이코메트리 그녀석' 여주인공으로 발탁된 게 대표적인 예다.
최근엔 시즌제 웹드라마도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연애플레이리스트' 같은 메가 히트작은 다음 달 네 번째 시즌 공개를 앞두고 있다.
한 방송가 관계자는 "웹드라마가 시즌제를 채택한다는 건 그만큼 이 업계가 어느 정도 시장성을 확보했다는 판단이 들어선 것"이라며 "안정적으로 웹드라마를 만드는 제작사는 아직 한두곳밖에 없지만, 시장 가능성이 확인된 이상 이제 전문 제작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 않을까 한다"라고 전망했다.
nor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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