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시장 무한 확장…햄버거 4개중 1개 집으로 온다

입력 2019-05-19 06:20  

배달시장 무한 확장…햄버거 4개중 1개 집으로 온다
외식업계 비대면 전성시대…세대·도농 격차 '그림자'도 있어

(세종=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배달과 키오스크(무인결제단말기)로 대표되는 외식업계 비대면 시장이 급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ICT(정보통신기술) 기술에 익숙지 않은 고령층과 이들의 거주 비율이 높은 비(非)도시 지역은 이런 새로운 흐름에서 소외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 사활 건 배달 전쟁…자체 플랫폼도 잇따라
외식업계에서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른 배달 서비스는 오래된 화두지만 최근에는 급속히 가속이 붙었다. 업체들 사이에서는 '뒤처지면 끝장'이라는 식의 속도전이 펼쳐지고 있다.
국내 패스트푸드 대표 업체 롯데리아는 올해 4월 기준 전체 매출 가운데 27.9%가 배달에서 나왔다. 롯데리아 햄버거 4개 가운데 1개 이상은 고객이 배달로 주문해 먹었다는 이야기다.
롯데리아의 매출 중 배달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4년 14.5%였으나 2015년 15.7%, 2016년 17.3%, 2017년 20.2%, 지난해 25.0%로 매년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몇 년 안에 매출의 3분의 1 정도는 배달에서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맥도날드는 2007년 자체 배달 서비스인 '맥딜리버리'를 출시해 선두주자를 자임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배달 수요가 폭증하면서 올해 4월부터는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통한 배달 서비스도 시작했다.
골목 상권을 파고드는 빠른 확장세로 주목받은 브랜드 맘스터치 역시 배달에 공을 들이고 있다.
맘스터치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배달 앱을 이용하는 가맹점은 40%에 그쳤지만, 올해 들어서는 60∼70% 수준까지 늘었다.
특히 최근에는 배달 앱 '요기요'와 손잡고 이를 통한 배달 주문도 받고 있다.
맘스터치 관계는 "요기요와 업무협약(MOU)을 맺은 후 배달 앱에 새로 입점하는 매장이 급증하는 추세"라며 "지난 1개월 사이 300곳이 들어왔고, 다음 달까지 600여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맘스터치는 아예 올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자체 배달 앱도 개발 중이다. 이 앱은 현재 강남논현점, 대치학원가점, 한티역점 등 서울 강남 지역 3개 매장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 앱을 통하면 각종 수수료를 떼일 수밖에 없지만, 자체 앱을 개발하면 이러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라고 전했다.

◇ 직원 1.5명 몫 하는 키오스크도 여전히 '뜨거운 감자'
주요 프랜차이즈 음식점 계산대에 놓인 키오스크는 비대면 외식문화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업계는 대체로 키오스크 한 대가 직원 1.5명의 역할을 한다고 본다.
키오스크를 들여놓는다 해서 인건비가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극적인 효과는 없지만, 개인사업자인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키오스크는 끌리는 카드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키오스크는 손님을 대면해야 하는 직원의 고충을 덜어주려는 차원에서 도입됐다. 처음 서비스업에서 일하는 사람의 열의 아홉은 온갖 손님의 요구에 지쳐 힘들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맘스터치는 지난해 중소도시 매장에 키오스크를 시범 도입한 데 이어 2월부터는 서울과 경기 지역 50개 가맹점에서 이를 본격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맘스터치는 "키오스크를 설치한 매장에서는 이를 통한 매출 비중이 평균 60%에 달한다"면서 연내에 키오스크 도입 가맹점이 150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치킨으로 잘 알려진 KFC는 2017년 처음 도입한 이래 불과 1년 만인 지난해 전국 196개 매장 가운데 스키장·야구장 등 특수매장을 제외한 모든 일반 매장에 키오스크 설치를 마쳤다.
주요 패스트푸드 업계로서는 첫 '키오스크 100% 설치' 사례다.
KFC 관계자는 "지난해 초 이미 전국 매장에 키오스크를 도입하겠다고 공언했고, 이를 완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신기술이 어려운 어르신…세대·도농 격차는 '숙제'
그러나 신기술의 빠른 발전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이런 기술을 상대적으로 덜 접하는 사람들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특히 어르신의 거주 비율이 높은 군(郡) 단위매장이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맘스터치의 키오스크 설치 매장 비중은 서울이 30%, 경기도가 40%로 수도권이 70%를 차지하고 지방 대도시는 25%, 지방 중소도시는 5%에 그쳤다.
키오스크는 대부분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도입됐다는 의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키오스크를 도입한 매장도 기기에 익숙지 않은 어르신 손님 때문에 계산대에 직원을 두지 않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배달 앱 등을 통한 배달 주문 시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일반 음식점 메뉴까지 집으로 가져다주는 배달의민족의 '배민라이더스'는 특별시·광역시에서만 활동할 뿐 소도시와 군 단위에서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이런 '기술 격차'는 뜻밖의 갈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지난해 12월 서울 시내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손님이 직원 얼굴에 햄버거를 던져 사회적으로 논란이 인 사건은 중년 고객이 매장 전광판에 뜬 주문 번호를 확인하지 못해 비롯된 일이었다.
과거처럼 직원이 주문번호를 일일이 불러주지 않고 전광판에 자동으로 번호가 뜨는 시스템이 일부 사람들에게는 불편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일면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60대 이상 고령층에서도 스마트폰과 카카오톡 등 주요 앱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분들이 차츰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ts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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