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B 방송, '증오' 표현 이유로 방송 거부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헌법재판소가 방송국이 극우·민족주의 정당인 국가민주당(NPD)의 선거 캠페인 광고 요청을 거절한 데 대해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16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NPD는 브란덴부르크와 베를린 지역방송인 RBB에 이달 말 유럽의회 선거와 관련한 캠페인 광고를 내보내려 했지만 거절당하자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RBB는 NPD의 광고가 증오 표현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송출을 거부했다.
광고는 난민의 대량 유입에 대한 언급과 함께 범죄 현장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광고에서는 "2015년 국경이 임의로 열리고 통제되지 않은 채 대량 난민이 들어온 이후 거의 매일 독일인이 희생자가 되었다"는 문구가 나온다.
그러나 헌재는 증오 표현을 담았다는 RBB의 주장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결했다.
NPD는 앞서 두 차례 하급심에서는 패소했다가 헌재로까지 끌고갔다.
지난달에는 NPD가 선거광고 방송을 거부한 공영방송 ZDF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최고행정법원에서 패소하기도 했다.
NPD는 독일 연방하원에서 의석이 없고, 유럽의회에서는 1석만 갖고 있다.
1964년 창당된 NPD는 옛 독일 제국 영토에서 독일인들만의 국가를 추구하며 신(新)나치 정당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독일 연방상원은 2013년 NPD가 나치를 추종한다는 이유로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 심판을 청구했으나, 2017년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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