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극우, 유럽의회 선거 목전 밀라노 '결집'…'EU 개혁' 목청

입력 2019-05-19 03:50  

유럽극우, 유럽의회 선거 목전 밀라노 '결집'…'EU 개혁' 목청
'부패 암시 영상' 폭로된 오스트리아 극우 부총리 사임 사태로 빛 바래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 정치 지형을 결정할 유럽의회 선거가 임박한 가운데 유럽의 극우·포퓰리즘 정당들이 이탈리아 밀라노에 결집해 세력을 과시했다.
유럽 극우·포퓰리즘 정당 지도자들은 18일(현지시간) 밀라노 두오모광장에 모여 공동 선거 유세를 펼치고, 오는 23∼26일 유럽연합(EU) 회원국에서 실시되는 유럽의회 선거 이후 새로운 유럽 건설을 다짐했다.
비가 흩뿌리는 가운데 열린 이날 집회는 반(反)난민 정서를 등에 업고 이탈리아에서 지지율을 급격히 불려가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의 주도로 마련됐다.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대표, 독일 극우정당 독일을위한대안(AfD)의 외르크 모이텐 공동대표를 비롯해 네덜란드, 벨기에 등 총 11개국 극우정당 지도자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반(反)난민, 반이슬람, 반EU라는 공통 분모를 지닌 이들은 유럽 전역에 거세게 불고 있는 난민에 대한 반감을 등에 업고 EU 내 주도 세력으로 약진한 뒤 EU를 변화시키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살비니 부총리는 집회를 앞두고 "이번 선거는 중도좌파, 중도우파라는 주류 세력이 수십 년 동안 브뤼셀에서 향유해온 권력을 줄이면서, 유럽을 대대적으로 개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르펜 대표도 "오늘은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5년 전 우리는 고립된 처지였지만, 이제 동지들과 함께 마침내 유럽을 변화시킬 위치에 도달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극우·포퓰리즘 정당들로 구성된 새로운 정치 세력이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3번째 큰 세력으로 도약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극우·포퓰리즘 그룹은 유럽의회 선거에서 4번째로 많은 득표를 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르펜 대표는 막상 선거가 끝나면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이끄는 정당 피데스를 포함해 상당수 정당이 극우·포퓰리즘 세력에 가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데스는 현재는 유럽의회 내 중도우파 그룹의 일원이다.
그러나, 유럽 내 극우·포퓰리즘 정당들은 여러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EU의 재정규약, 회원국 내 난민 분산, 러시아와의 관계 등 다른 핵심 이슈에서는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려 선거 이후 실제로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편, 이날 밀라노 유세는 오스트리아 극우 자유당을 이끄는 하인츠크리스티안 슈트라헤 오스트리아 부총리가 부패를 암시하는 동영상이 폭로된 여파로 전격 사퇴한 일과 맞물리며 빛이 바랬다는 평가다.
살비니 부총리의 강력한 동지로 여겨지는 슈트라헤 부총리가 러시아의 신흥 재벌의 조카라고 주장하는 한 여성에게 정치적 후원을 받는 대신에 정부의 사업권을 약속하는 듯한 모습이 담긴 2년 전 동영상이 공개되자, 오스트리아 정계는 발칵 뒤집힌 상태다.
이 영향으로 오스트리아 자유당 관계자는 당초 계획과 달리 집회에 불참했다.



또한, '이탈리아 우선', '관료주의와 은행가, 박애주의자, 난민선에 제동을' 등의 현수막을 앞세운 살비니 부총리 지지자들이 대거 참석한 이날 집회의 한 켠에서는 인종차별과 난민혐오를 조장하는 극우 정당들에 반대하는 맞불 시위도 진행됐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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