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과 문재인, 두 대통령에게서 찾은 협상의 원칙

입력 2019-05-20 15:04  

노무현과 문재인, 두 대통령에게서 찾은 협상의 원칙
조기숙 교수, 신간 '대통령의 협상' 통해 대화와 타협 살펴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세월은 유수와 같다더니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오는 23일은 서거 10주기 추도일. 노 전 대통령 고향인 김해 봉하마을 등 전국 곳곳에서 추도식과 추모문화제가 열린다.
때맞춰 노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를 비교 분석한 책이 나왔다.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저서 '대통령의 협상'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위해 어떻게 노력했는지, 그리고 노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이 어떻게 다른지 이야기한다. 조 교수는 2005년부터 이듬해까지 노 전 대통령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냈다.



이번 신간은 2011년 개설된 노무현시민학교의 '노무현의 협상론' 강좌에 바탕을 둔다. 당시 이 학교 교장이던 저자는 "노 대통령이 꿈꿨던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이 땅에 뿌리내리도록 하기 위해 한 알의 씨앗을 심는 심정으로 강좌를 개설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미국 하버드대 법학대학원 로저 피셔 명예교수(2012년 타계)의 '원칙 중심 협상' 이론을 바탕삼아 소통과 협상에 대해 다각도로 파고든다. 그리고 이와 맥락이 같은 노 전 대통령의 원칙 중심 협상을 문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과 비교해가며 분석한다.
조 교수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가장 좋은 친구 사이였으나 협상 스타일에서는 상당히 다르다. 노 전 대통령이 불같이 화를 낼 때도 있지만 할 말은 하는 편인 반면, 문 대통령은 늘 웃는 얼굴로 말수가 적고 냉정 또한 잃지 않는다. 그러나 진정성과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를 바탕으로 원칙 중심의 협상을 한다는 점에서는 상호 공통된다.
이는 '가장 좋은 소통이 상대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라는 피셔 교수의 이론과 동일한 맥락이라고 한다.
참여정부 때 평화 정착을 위한 북한과의 협상, 지역감정 타파를 위한 대연정 제안 등의 사례에서 보듯이 노 전 대통령은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데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자 했다. 현 정부 들어 남북 관계, 북미 관계가 급진전을 보인 데도 문 대통령이 보인 진정성, 상대 존중 태도가 큰 역할을 했다고 저자는 본다.
이 책은 목표, 전략, 전술이라는 협상 3요소를 살피면서 피셔 교수와 그 제자들이 내놓은 협상 전술과 그 소통 기법을 중심으로 들려준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 협상 문화가 척박한 이유, 노 전 대통령이 대화와 타협의 정치에 집착한 배경을 살펴본다.
조 교수는 "권위주의 문화 척결이 진정한 민주주의의 실천이라고 본 노 대통령은 일상에서 대화와 타협이 이뤄지는 성숙한 민주주의를 꿈꿨다. 그의 꿈은 성공한 대통령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문화를 민주적으로 바꾸는 것이었다"면서 "노 대통령이 언젠가는 국민통합과 화합의 아이콘이 되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이어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사와 유족 위로에서 보듯 문 대통령은 취임 후 곳곳을 방문해 국민의 상처받은 마음을 쓰다듬고 위로해줬다"며 "문 대통령은 노 대통령에 비해 훨씬 더 강단 있고 강직한 원칙주의자로 보인다. 목표에 충실한 원칙주의자는 원칙 외에는 모두 타협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유연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위즈덤하우스 펴냄. 296쪽. 1만6천원.


id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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