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시장, 일본 '잃어버린 20년' 같은 거품 징후"

입력 2019-05-28 10:58  

"중국 부동산 시장, 일본 '잃어버린 20년' 같은 거품 징후"
소득 대비 집값 너무 높고, 고령화로 주택 수요 감소
"부동산 부문 의존도 높아 거품 붕괴 시 충격파 클 것"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여온 중국 부동산 시장이 고도성장기 일본과 같은 거품 징후를 보여 거품 붕괴에 따른 충격파가 우려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ADBI) 소장을 맡는 요시노 나오유키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후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중국이 지나치게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치면서 거품이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일본은 1985년 미국과 플라자합의에 따른 엔화 절상과 수출 경쟁력 약화를 우려해 통화완화 정책을 사용했고, 결국 이는 부동산 가격 폭등과 그 붕괴에 따른 '잃어버린 20년'으로 불리는 장기침체를 초래했다.
요시노 소장은 "중국의 토지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동시에 중국의 인구와 총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한다면 중국은 일본과 비슷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베이징의 경우 주택 가격이 2000년대 초반 ㎡당 4천 위안(약 69만원)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당 6만 위안(약 1천만원)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그 결과 1996년 5.6배였던 중국의 소득 대비 주택 가격은 2013년 7.6배까지 뛰어올랐고, 이후에도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했다.
중국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1선 도시'로 불리는 중국 대도시의 가구소득 중간값 대비 주택 가격이 50배 이상으로 치솟았다고 진단했다. 보다 규모가 작은 3선, 4선 도시는 30∼40배 수준으로 추정했다.
통상 가구소득 중간값 대비 주택 가격은 3∼6배가 합리적인 수준으로 여겨진다.
요시노 소장은 "중국 금융 부문이 거품경제 시기의 일본보다 부동산 부문에 더 많은 대출을 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택대출 비율은 일본의 3배 이상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는 꺾일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중국 정부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신규 주택 공급의 부족으로 인해 중국 전역에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조짐을 보인다면서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구나 중국 경제가 부동산 부문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부동산 거품이 붕괴할 경우 그 충격파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의 부동산 부문은 GDP 성장률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부동산 부문의 성장이 멈출 경우 전반적인 경기 둔화는 물론 수많은 기업의 파산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의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155%에 달해 미국의 74%나 일본의 100%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기업부채 비율이 높으면 경기 둔화에 훨씬 취약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중국의 재정적자가 지난해 4.7%에서 올해 6.6%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되는 등 경기 둔화에 대응할 수 있는 중국 정부의 능력도 점차 소진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요시노 소장은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노동인구가 줄어들면서 주택 수요가 점차 줄어든 일본의 전철을 중국이 밟을 수 있다"며 "중국의 인구구조 변화는 장기적으로 주택 공급과잉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중국 경제는 일본보다는 미국에 덜 의존적이어서, 미국의 요구에 따라야 했던 일본과 달리 중국은 미국의 경제정책 조정 압력에 더 잘 저항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은 다행"이라고 진단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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