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日 군비증강 논란 속 이즈모급 호위함 첫 승선(종합3보)

입력 2019-05-28 18:16  

트럼프, 日 군비증강 논란 속 이즈모급 호위함 첫 승선(종합3보)
가가 승선해 "이 지역 훨씬 넘어선 곳에서 위협 방어에 도움 줄 것"
美 강습상륙함 '와스프' 연설에선 "힘에 의한 평화 필요" 강조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김정선 김병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 국빈 방문 마지막 날 일정으로 군비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일본에 힘을 실어주는 행보를 보여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함께 가나가와(神奈川)현의 요코스카(橫須賀) 해상자위대 기지를 찾아 이즈모급 호위함 '가가'(かが)에 승선했다.
길이 248m, 폭 38m에 만재배수량이 2만7천t인 가가는 일본 정부가 작년 말 새롭게 마련한 중기 방위전략인 '방위대강'에서 다용도 운용 호위함으로 개조하기로 한 군함이다.
일본 정부는 사실상 경항모로 분류되는 가가의 갑판을 개조해 수직이착륙 스텔스 전투기인 F-35B 등을 운용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가가'가 전투기 이착륙이 가능한 항공모함인 점을 들어 전력 비보유를 규정한 현행 일본 헌법 9조 2항에 배치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가가'에 승선해 군비증강을 추진하는 아베 정부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가가는 우리가 이 지역과 이를 훨씬 넘어선 곳에서 복합적인 위협을 방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자위대의 영향력 확대를 허용하는 의미로 읽힐 수 있는 만큼 일본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을 자국에 유리한 쪽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아베 총리는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와 함께 별도의 헬기 편으로 호위함에 승선한 뒤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갑판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미국 대통령이 자위대 호위함에 승선했다는 기록은 현재까지 없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 부부는 이후 갑판 아래로 이동, 격납고에서 기다리던 해상자위대원과 미 해군 요코스카기지 대원 500여명 앞에 섰다.
먼저 아베 총리는 "미일 정상이 (함께하는) 격려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미일 동맹은 전례 없이 강하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 태평양' 구상을 거론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승선한 호위함이 향후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도록 보수될 것이라며 "지역 공공재로서 미일 동맹의 강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설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서 멋진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며 "나루히토 일왕을 만난 것은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F-35 전투기 105대 구매 계획과 관련해 "일본은 동맹국 중 F-35를 가장 많이 보유하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F-35형 최신예 전투기 42기를 도입하기로 한 일본 정부는 작년도 방위대강을 통해 F-35 전투기 100대 이상을 추가로 구매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지역을 위협으로부터 방위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 "자위대와 미국 해군에 미국을 대표해 감사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이후 요코스카에 있는 미국 해군 기지를 방문, 요코스카항에 정박한 강습 상륙함 '와스프'에 올라 연설하며 "우리는 힘에 의한 평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요코스카기지를 거점으로 하는 미국 제7함대가 큰 위협에 대처하고 있다며 F-35 등에 대해 "미국 이외 누구도 만들 수 없다"고 말한 뒤 이러한 최신 무기를 배치할 생각을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도 일본의 F-35 구매계획에 대해 "동맹국 중 최대"라고 재차 강조했다.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B를 탑재한 와스프는 북한과 중국을 겨냥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를 끝으로 3박 4일간 방일 일정을 마무리한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하네다(羽田)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편으로 귀국 길에 올랐다.
j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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