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 시위자 도운 영화제작자 "중국 공산당, 역사에 정직해야"

입력 2019-05-31 10:25  

톈안먼 시위자 도운 영화제작자 "중국 공산당, 역사에 정직해야"
지련회 만들어 시위학생 지원한 존 샴 킨푼 "발포는 중대한 과오"
반체제 100여명 구출한 '참새작전' 주역…현재 中 2위 영화체인 운영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의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톈안먼 사태) 학생 지도자들의 중국 탈출을 도왔던 홍콩의 영화배우 겸 영화제작자인 존 샴 킨푼(岑建勳·67) 씨는 중국 지도부에 대해 "역사를 정직하게 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존 샴은 톈안먼 민주화 시위 30주년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 공산당은 시위대에 발포하는 중대한 과오를 범했으며, 그 사건은 가능한 복권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1일 보도했다.
그는 "30년 전 조국에 대한 애정으로 민주주의와 깨끗한 정부를 요구했던 학생들의 고귀한 동기를 묵살할 수 없다"면서 "인민에게 책임을 지는 정권이라면 역사를 정직하게 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89년 당시 영화배우이자 제작자였던 존 샴은 중국 학생들의 민주화 요구를 묵살하는 중국 공산당에 분개해 시위대를 돕기 위한 모금 활동을 주도했다.
톈안먼 사태 발발 1주일 전인 1989년 5월 27일 그가 홍콩 해피 밸리 경마장에서 주최한 '중국의 민주주의를 위한 콘서트'에는 30여만명이 운집했다.
그는 이 행사를 통해 1천200만 홍콩달러를 모금했으며, 일부는 베이징(北京)의 학생운동 지도부에게 전달됐다.
존 샴은 톈안먼 사태 발발 직전 '중국의 민주주의를 지원하는 홍콩시민 애국연합회'(香港市民支援愛國民主運動聯合會·지련회)를 공동으로 창설했다.
이 단체는 해마다 홍콩 빅토리아공원에서 열리는 톈안먼 민주화 시위 기념 촛불집회를 조직하고 있다.
특히 존 샴은 톈안먼 민주화 시위 학생 지도자들을 중국 밖으로 탈출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중국 공안 당국은 '참새 작전'(黃雀行動)으로 불리던 반체제 인사 구출 작전의 배후 주모자로 존 샴을 지목한 바 있다.
참새 작전으로 톈안먼 사태 주역 중 하나인 위구르족 학생 대표 우얼카이시(吾爾開希) 씨 등 반체제 인사 100여명이 중국을 탈출에 성공했다.
참새 작전은 밀수선을 타고 중국 대륙과 홍콩을 넘나든 천다정(陳達鉦) 씨가 행동대장 역할을 맡았으며, 반체제 인사와의 연락과 망명 이후 생활 등은 지련회가 담당했다.
존 샴은 이후 2004년까지 중국 본토 입경을 금지당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는 홍콩에서 영화를 제작하면서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영화 체인망인 다디시네마(大地影院)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2004년 존 샴의 중국 본토 입경을 허용하면서 톈안먼 사태와 관련한 그의 역할에 대해서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톈안먼 사태는 중국 공산당 정권이 1989년 6월 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과 시민들을 무력으로 진압해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을 말한다.
정확한 희생자 수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서방 세계에서는 약 3천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톈안먼 사태를 떠올리는 것조차 금기시하고 있다. '6.4' '톈안먼' 등은 중국의 SNS에서 검색조차 되지 않는다.
특히 올해가 톈안먼 사태 30주년이어서 중국 당국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올해도 중국 당국은 어김없이 톈안먼 기념일을 앞두고 주요 반체제 인사나 톈안먼 희생자 가족들을 가택 연금하거나 지방 도시로 '강제여행'을 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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