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 패배에 눈시울 붉힌 손흥민…메달 수령도 맨 마지막에

입력 2019-06-02 09:48  

결승전 패배에 눈시울 붉힌 손흥민…메달 수령도 맨 마지막에
전날 인터뷰서 "울지 않겠다" 다짐했지만…리버풀 넘지 못하고 눈물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손흥민(토트넘)이 유럽축구 꿈의 무대 우승 좌절 후 눈시울을 붉혔다.
손흥민은 2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리버풀과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선발 출전했다.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팀은 리버풀의 무함마드 살라흐와 디보크 오리기에게 골을 내줘 0-2로 졌다.
유효 슈팅 3개를 기록한 손흥민은 토트넘 공격수 중 최고 평점을 받았으나 우승을 놓친 아쉬움은 지울 수 없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손흥민은 그대로 그라운드에 누웠다.
벤치에 앉아있던 팀 동료 데이비스가 그의 손을 잡고 일으키려 했으나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앉은 상태로 고개를 파묻은 채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리버풀의 살라흐도 좌절한 손흥민에게 다가갔다.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 패배해 우승을 놓쳤던 살라흐는 손흥민의 아쉬움을 이해하는 듯 그의 몸을 두드리며 격려했다.
손흥민은 눈물을 흘린 듯 눈가가 촉촉히 젖어 있었다.
경기 후 메달 수여식에서도 손흥민은 고개를 푹 숙인 채 토트넘 선수단 중 맨 마지막으로 메달을 받았다.
경기장에는 리버풀의 대표 응원가인' 유 윌 네버 워크 얼론(YOU'LL NEVER WALK ALONE)'이 울려 퍼졌고, 손흥민은 토트넘 팬들이 모인 관중석으로 향했다.
팬들은 손흥민에게 기립 박수를 보냈다. 손흥민은 관중석으로 다가가 자신을 응원하던 아버지 손웅정 씨를 끌어안았다.
돌아서는 그의 눈시울을 붉어져 있었다.



결승전을 하루 앞둔 1일 영국 일간지 더선과 인터뷰에서 '결승에서 패하면 눈물이 쏟아질 것 같나'라는 질문에 손흥민은 "눈물이 나는 것을 멈출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울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눈물은 그냥 터져 나온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그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때도 울었고, 4년 뒤 러시아월드컵에서도 울었다"며 "이제는 다시 울지 않을 것이다. 절대 이번에는 패하고 싶지 않다"고 다짐했다.
그의 바람과는 달리 토트넘은 리버풀의 벽을 넘지 못했다. 눈물을 보이지 않겠다던 손흥민의 다짐도 이번에는 지켜지지 않았다.
traum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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