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한국 골프 전도사 "3년간 한국에서 자취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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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6-04 06:10  

LPGA 한국 골프 전도사 "3년간 한국에서 자취했죠"

LPGA 한국 골프 전도사 "3년간 한국에서 자취했죠"
재미교포 4세 크리스틴 윤 "미셸 위 닮았나요?"


(찰스턴[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에는 한국어를 하는 미디어 담당 직원이 있다.
재미교포 4세인 크리스틴 윤(31·한국 이름 윤혜진) 씨다.
한국 선수들이 LPGA 투어를 휩쓸고 있어서 한국어를 하는 직원이 한 명쯤 있는 것은 자연스럽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윤 씨는 우여곡절 끝에 2017년 12월 LPGA에 합류했다.
윤 씨가 적극적으로 LPGA 투어의 문을 두드렸기에 성사된 일이었다.
"세계 최고인 한국 여자골프 선수들을 미국 미디어에 더 많이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은 제가 원하는 일을 딱 하고 있어요. 저도 너무 신기해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에서 열린 US여자오픈 현장에서 만난 윤 씨는 이렇게 말했다.
윤 씨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태어났다.
윤 씨는 26세까지는 한국어를 전혀 사용할 필요가 없는 환경에서 살았다. K팝이나 한국 드라마도 잘 보지 않았다.
대학생 때 수영 선수로 활약했던 그는 22살에 골프용품 회사 테일러메이드에 입사하면서 골프에 입문했다.
하지만 미국 골프계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을 발견했다.
골프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남성과 비교해 너무 작다는 것이다.
특히 최고의 여성 선수가 대부분 한국인 또는 한국계 선수인데, 미국 언론의 관심은 너무 적었다.
윤 씨는 "저는 교포니까 미국 미디어와 한국 선수를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 씨는 그 다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한국어를 못 한다는 점이 걸림돌이었다. 관련 직업을 알아보다 보면 "한국어는 할 줄 아니?"라는 질문이 들어왔다.
윤 씨는 "그동안 영어만 썼다는 것이 너무 창피했다"고 말했다.
그는 큰 결심을 했다. 홀로 한국에 가서 우리말을 공부하기로 한 것이다.
윤 씨의 아버지도 젊은 시절 한국에서 한국어를 공부했다. 윤 씨는 "아버지는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한눈에 반한 어머니에게 청혼했다. 부모님은 만난 지 4개월 만에 한국에서 결혼하고 미국으로 돌아와 저를 낳았다"며 웃었다.
윤 씨는 "서울에서 혼자 살면서 강남의 한 영어 학원의 강사로 일했다. 1년 동안 한국어를 배우고 미국으로 돌아갈 계획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런데 한국어를 1년 만에 완벽히 익히기는 쉽지 않았다.
윤 씨는 "'조금만 더 공부하자'며 유학 기간을 늘리다가 3년이나 한국에서 살게 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윤 씨는 어학원과 한양대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주니어 골프 선수들을 상대로도 영어 과외를 했다.
그는 "너무 외로웠다. 미국에 빨리 돌아가고 싶으니까 더욱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돌아봤다.
윤 씨는 한국에서도 열심히 골프계 문을 두들겼고, 기회를 잡았다.
2017년 6월 한국에서 처음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 CJ컵에 스태프로 합류한 것이다.
이어 그해 12월에는 LPGA 입사 제의를 받았다.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니며 동문으로 알고 지낸 변진형 LPGA 부사장에게 "여자골프에 정말 관심이 많다"고 오랜 기간 동안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 결과였다.

꿈에 그리던 직장에 들어온 윤 씨는 LPGA에서 홍보·미디어 담당 업무를 맡았다. 주로 투어 대회에서 한국인 선수 인터뷰와 기자회견을 돕는 일을 한다.
2일(현지시간) US여자오픈에서 이정은(23)이 우승하자 윤 씨도 바쁘게 움직였다. 얼굴에는 밝은 미소가 가득했다.
윤 씨는 "한국 선수가 우승하면 좋다"며 "한국 선수들은 정말 열심히 한다"고 자랑스러워했다.
큰 키에 큰 눈, 구릿빛 피부를 지닌 윤 씨는 재미교포 골퍼 미셸 위(30)를 닮은 외모로 재밌는 경험도 많이 했다.
윤 씨는 "인터뷰 구역에 서 있으면 팬들이 '미셸 위, 사인 해주세요', '사진 찍어주세요'라고 말을 건다. 호주 교포 이민지로 착각하는 팬들도 있다"며 웃었다.
이어 "지난해 미셸 위와 직접 만난 적이 있었는데, 회사 동료가 '미셸 위, 여기 쌍둥이가 있어요'라고 장난을 쳤다"라고 말했다.
윤 씨는 이제 더 큰 목표를 품는다. 미국에 한국의 문화를 더 많이 알리는 것이다.
그는 "미국의 골프 팬 중에는 나이 많은 남성이 많은데, '한국' 하면 주로 전쟁을 떠올린다. 차별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종의 편견을 갖고 있다"며 "한국의 진정한 모습을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abb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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