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장 "지금 국회, 난파선에서 서로 선장하겠다고 싸우는격"

입력 2019-06-06 06:00  

문의장 "지금 국회, 난파선에서 서로 선장하겠다고 싸우는격"
"野, 집권하려면 대안 제시·정책적 접근하라…개혁입법 협조해야"
"러시아·발트 3국 방문, 성과 이상의 성과…의회외교 필요한 때"


(빌뉴스<리투아니아>=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은 공전을 거듭하는 최근의 국회의 모습에 답답함을 토로하면서 "난파선에서 서로 선장을 하겠다고 싸우는 격이고, 우물 안 개구리가 대장 하려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문 의장은 러시아·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공식방문 중이던 3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동행 기자단과 인터뷰를 하고 "힘을 합쳐 '대한민국호(號)'를 건실하게 만든 뒤 대장을 하겠다고 하면 되는데 거꾸로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회가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정권을 잡기 위해 소모적 정쟁에만 몰두하는 것에 안타까움을 드러낸 것이다.
문 의장은 특히 야당을 향해 쓴소리를 냈다.
그는 "노태우 대통령 때는 여소야대(與小野大)였어도 야당 협조로 5공화국 비리 특별위원회, 청문회 등을 포함해 전체 안건의 90%를 의결했다"라며 "지금은 30%도 안 된다. 무슨 이런 국회가 다 있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가를 생각하고 협조해 모두 정권을 뒤집었다. 야당이 집권하려면 대안을 제시하고 정책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라며 "지금 야당은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망하기만을 바란다. 최소한 외교와 안보에서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야당이 긴 안목으로 협조하고 '야당답게' 하면 지지율도 올라간다. 지금 야당의 지지율 상승은 결집력만 있고 확장력이 부족하다"라며 "지도자가 멀리 보고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선거와 대통령 후보 되는 것이 급해 자기만 생각하면 당리당략, 사리사욕 문제가 된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국회로 들어와 개혁입법과 민생법안 통과에 협조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문 의장은 최근 자유한국당이 잇단 '막말 파문'에 휩싸인 데 대해 "공멸의 정치"라며 "당에서 징계해 절대 막말이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 오히려 독려하고 감싸고 비호한다면 그런 정당은 규율과 기강이 없는 정당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낫다는 얘기까지 나오니, 이러다간 무슨 얘기까지 나올지 모르겠다. 말이 되는 얘기인가"라며 "5·18 망언은 역사가 심판하고 법률적으로도 끝난 것을 폭도라고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진실과 역사, 정의가 혼란스러워진다"라고 덧붙였다.


문 의장은 "촛불 민심이 대통령을 탄핵했으니 국회는 이를 제도화하는 것이 첫 번째 임무"라며 "제왕적 대통령제의 권한을 분산할 개헌을 못 하면 '도로아미타불'이 된다. 개혁입법도 해야 한다. 그런데 국회가 둘 다 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혁입법은 처음 다리를 하나 건너게 된 것이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이라며 "투표를 한 것도 아니고 이제 겨우 한 발을 내디딘 것으로 발목을 잡으면 20대 국회는 아무것도 안 하는 국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여야 대화와 국회 정상화를 위해 여러 노력을 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권한이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권한이 있으면 당장 행사하고 밀어붙일 텐데 국회법 등 이것저것을 뒤져봐도 의장이 할 일이 없다"라며 "그렇지만 대화와 토론을 위해 초월회, 원내대표 정례회동 등에 (한국당이) 안 나오더라도 할 거다. 어쩔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일각에서 나오는 의원정수 확대 주장과 관련해 "내 소신은 변함이 없다. 의원 봉급을 스스로 깎고 보좌진 숫자를 축소해 비용을 줄이는 방향에서 정수를 10% 정도 늘려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국회에 대한 불신 때문에 국민이 납득하지 않고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러시아·발트 3국 공식방문에 대해서는 "성과 이상의 성과를 냈다. 국회의장이 갔지만, 대통령이 간 효과를 봤다고들 한다"라며 "오히려 정상이 오면 해당국 국회의장을 못 만나는데 이번에 모든 나라의 의장을 다 만났다"라고 평가했다.
문 의장은 "이제 우리나라는 옛날의 우리나라가 아니다. 모두가 우리의 노하우를 궁금해하고 따라가려고 한다"라며 "'자긍'의 외교를 해야 할 때가 왔다. 정부 당국에만 맡길 일이 아니라 공공외교, 의회 외교를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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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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