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환자 신분증 확인 강화…"외국인 건강보험 불법이용 방지"

입력 2019-06-23 07:01  

입원환자 신분증 확인 강화…"외국인 건강보험 불법이용 방지"
건보공단-병원협회 MOU…주민번호·이름 대신 '신분증 발급일자' 확인 추진
내달 16일 외국인 건보 당연가입 시행…불법체류 등 미가입자 관리 중요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외국인이 내국인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외워 부정하게 건강보험 혜택을 보는 것을 막기 위해 입원 진료 시 신분증을 확인하는 등 본인 확인 절차가 강화된다.
23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지난 3월 병원협회에 건강보험 부정수급을 막기 위해 진료 시작 단계에서 내원자의 신분증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양측은 업무협약(MOU)을 통해 병원급 의료기관은 하반기부터 입원환자에 대해서는 자율적으로 신분증 확인을 통해 건강보험 가입자 여부를 파악한다.
공단은 외국인 부정진료가 많지 않은 의원급은 신분증 확인의 실익이 크지 않아 거액의 진료비가 누수되는 병원급 입원환자를 중심으로 본인 확인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의료기관에는 신분증 확인 의무가 없다. 과거에는 확인 의무가 있었지만 규제 철폐 차원에서 의무 규정이 사라졌다.
접수 단계에서 주민등록번호와 이름만 대면 건강보험 자격이 확인되기 때문에 국내 체류 외국인, 그중에서도 중국 동포를 중심으로 건강보험 부정 사용이 크게 늘었다.
외모에서 내국인과 차이가 없어 비슷한 연령대의 내국인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을 외워오거나, 건강보험증을 대여·도용하면 건강보험 혜택을 보는데 큰 제약이 없었다.
이런 부정수급은 적발하기도 쉽지 않고, 재정 누수 규모도 파악하기 힘들다.
공단은 한발 더 나아가,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에서 실시간으로 신분증 발급일자를 받아 자격시스템과 연결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전종갑 건강보험공단 징수상임이사는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하단에 기재된 발급일자를 물어보면 내원자는 신분증을 꺼내 들어야 한다"며 "주민등록번호나 이름을 알려주는 사람은 있어도 신분증을 아예 맡기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점에 착안한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내달 16일부터 6개월 이상 국내에 체류한 외국인(재외국민 포함)이 의무적으로 건강보험에 가입하게 하는 당연가입제도를 시행한다.
기존에는 한국에서 직장에 다니는 외국인 이외의 외국인은 지역 건강보험 가입 여부를 자신의 필요에 따라 선택해 결정할 수 있었다. 지역가입자로 편입되는 외국인이 매달 내야 하는 보험료 최소 11만원 이상이다.
보험료는 외국인 지역가입자 세대 소득·재산 등을 기준으로 책정하되, 산정된 금액이 전년도 건강보험 전체 가입자의 평균보험료인 11만3천50원보다 적으면 평균보험료 이상을 내도록 했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보험료를 체납할 경우 다음날부터 바로 급여가 제한된다. 일정 금액 이상 보험료를 체납하면 비자 연장도 제한된다.
작년 말 기준으로 국내 등록 외국인은 175만명이며 이 가운데 97만명은 건강보험에 가입한 상태다. 미가입자 78만명 가운데 43만명은 6개월 미만 체류자이고, 법무부 추산 불법체류자가 35만명에 달해 최소 78만명 이상은 의료사각지대에 있게 된다.
공단은 이들 미가입 외국인 가운데 의료서비스가 당장 필요한 사람들은 타인의 건강보험 자격을 도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해왔다.
신분증 확인 강화와 함께 건강보험증 발급도 서서히 줄이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모든 가입자에게 건강보험증을 발급했지만, 앞으로는 신청자에게만 발급한다.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거나 남의 건강보험증을 몰래 사용해 치료받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쓰는 일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2015~2017년 건강보험증 부정 사용 진료 건수는 총 17만8천237건에 달했다. 이 기간 다른 사람의 건강보험증을 사용해 외래 진료를 받은 인원은 3천895명이었고, 이들이 부정 사용한 금액은 총 40억원이었다. 1인당 평균 100만원꼴이었다.
withwi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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