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33주 만에 하락 멈춰…일반 아파트도 올라(종합)

입력 2019-06-27 18:08  

서울 아파트값 33주 만에 하락 멈춰…일반 아파트도 올라(종합)
한국감정원 조사 기준, 재건축·신축아파트 거래 늘어난 영향
정부 추가규제 언급에 추격매수 주춤 vs "정부가 불안심리 키워"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지난해 9·13대책 여파로 하락세를 이어오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한국감정원 조사 기준으로 33주 만에 하락세를 멈췄다.
강남 재건축 단지는 물론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가 늘어나면서 주요 지역의 아파트값이 상승한 영향이다.
9·13대책 이후 수억원씩 급락했던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상당수 9·13대책 이전 가격을 회복했고, 일반 아파트 가격도 강세로 돌아섰다.
정부는 집값이 불안 조짐을 보이면 곧바로 준비해놓은 추가 대책을 내놓는다는 방침이어서 앞으로 서울 집값 변동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감정원은 24일 조사 기준 서울지역 주간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 전환했다고 27일 밝혔다.
서울 아파트값은 9·13대책의 효과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해 11월 첫째 주부터 하락세를 보이다가 33주 만에 보합으로 돌아섰다.
앞서 민간 시세 조사 기관인 KB국민은행과 부동산114 조사에서는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원 관계자는 "강남 일부 재건축 단지의 저가 매물 소진 이후 가격이 상승 전환했고,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종전보다 오른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는 등 시장의 하방경직성이 커진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강남4구(동남권) 아파트값이 금주 0.01%로 상승 전환한 가운데 강남구와 송파구는 각각 0.03%, 0.02% 올라 지난주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한보미도맨션, 개포동 개포 주공1단지,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리센츠, 파크리오 등 재건축 추진 단지와 기존 아파트들이 고루 강세로 돌아섰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현재 전 주택형이 9·13대책 이전보다 높은 가격에 매물이 나온다.
현지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가격이 너무 오르다보니 주민들이 언론과 인터넷에 시세를 공개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매물이 적고 실거래도 많지 않지만 매수문의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최근 전용 76㎡는 18억원, 전용 84㎡는 20억원까지 거래된 것으로 현지 중개업소는 보고 있다.
다만 26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집값 과열시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힌 가운데 재건축 수익성과 직결된 분양가 상한제 재도입이 검토되고 있어 추가 상승세는 주춤한 분위기도 있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분양가 상한제 등 추가 대책이 언급되면서 대기자들이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며 매수를 포기했다"며 "추격 매수세가 수그러드는 분위기여서 가격 변동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반분양이 임박한 재건축 단지들은 초강세다.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 45㎡는 현재 호가가 18억원으로 9·13대책 이전 시세를 회복했다.
지난주 보합이던 서초구도 0.03% 올라 지난해 10월 22일 조사 이후 36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현재 30억원에 매물이 나온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집값이 오르는 건가 의심했던 사람들이 어제 김현미 장관이 추가 대책을 언급한 것을 보고 진짜 집값이 오르는 것이냐며 불안해서 매물을 찾으러 왔다"며 "기존 아파트들도 집주인이 호가를 올리고 매물도 회수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강남을 제외한 서울 곳곳에서도 하락세를 멈췄거나 상승 전환했다.
양천구는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 동작구는 흑석동 일대 저가 매물이 팔리며 각각 0.03%, 0.02% 올랐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14단지 전용 71.4㎡는 현재 10억3천만∼10억6천만원 선에 호가가 형성돼 있고,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전용 84.9㎡는 15억8천만∼16억원 이상에 매물이 나왔다.
용산구의 아파트도 0.02% 오르며 36주 만에 상승 전환했고 마포구는 0.02% 올라 2주 연속 올랐다.
노원구 중계동의 청구라이프신동아 115㎡는 현재 시세가 9억5천만∼9억8천만원대로 최근 3천만∼5천만원 상승했다.
현지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대기자들이 집을 사고 있고, 10월 착공 에정인 경전철 호재도 반영돼서 집값이 뛰는 것 같다"며 "급매물이 다 소진됐다"고 말했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시중의 막대한 유동성이 풀려 있고, 부동산 외에 투자할 곳이 마땅찮다는 점 때문에 집값이 다시 불안해지는 게 아니냐고 우려한다.
저금리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국내 실물 경기가 악화하고, 하반기 추가 금리 인하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부동산으로 다시 돈이 쏠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초구 잠원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잠재 수요는 쌓여 있는데 양도소득세 중과,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등의 조치로 매물이 많이 나올 수 없는 구조여서 한 두건만 거래돼도 호가가 가파르게 뛰는 것"이라며 "앞으로 정부 추가 대책이 향후 집값에 변수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7% 하락했다. 신규 입주물량이 많은 곳은 약세가 이어졌으나 개발 기대감이 있거나 가격 하락폭이 컸던 지역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국지적 강세를 보이고 있다.
광명시는 구로차량기지 이전에 따른 지하철역 신설 기대감으로 하안동 일대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며 금주 0.48% 올랐다. 지난주(0.18%)보다 오름폭이 눈에 띄게 커진 것이다.
과천시는 일부 재건축 단지의 아파트값이 오르며 지난주 대비 0.17% 상승했다.
3기 신도시 여파로 일산동구와 일산서구는 지난주보다 낙폭은 줄었으나 하락세가 이어졌다.
지방의 아파트값은 0.11% 하락하며 지난주(-0.09%)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와 동일하게 0.07% 내렸다.
세종(-0.31%), 강원(-0.20%), 충북(-0.17%), 울산(-0.17%), 부산(-0.13%) 등지의 아파트값이 지난주보다 하락폭이 커졌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07% 떨어져 지난주(-0.09%)보다 낙폭이 둔화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주 연속 보합을 기록했고 경기도의 전셋값은 0.08% 하락했으나 지난주(-0.12%)보다 하락폭은 줄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아직 보합 내지 하락한 곳이 많았으나 5월 이후 입주 물량이 줄어든 곳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는 분위기다.
강남권은 입주 물량이 많은 강동구(-0.18%)를 제외하고 서초(0.03%)·강남(0.03%)·송파구(0.06%) 등지는 강세가 이어졌고 비강남권에서는 마포(0.06%)·동작(0.07%)·서대문구(0.02%) 등 신축 아파트에 전세수요가 몰리며 가격이 상승했다.

s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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