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민아동 방치 논란에 기업들도 "반이민 정책 안 돕겠다"

입력 2019-06-27 11:58  

美 이민아동 방치 논란에 기업들도 "반이민 정책 안 돕겠다"
가구업체 직원들, 이민아동 구금시설 관련 계약에 반대집회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 등은 구금시설 운영사와 관계 단절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미국 이민자 수용시설의 어린이들이 비누와 치약조차 없는 열악한 환경에 방치된 사실이 폭로돼 논란이 이는 가운데 정부의 반(反)이민 정책에 협력하지 않겠다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온라인 가구업체 웨이페어 직원들은 이날 보스턴 본사 주변에서 집회를 벌였다.
정부와 20만 달러(약 2억3천만원) 규모의 이민자 어린이 구금시설용 침대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반발한 노동자들이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웨이페어 기술팀 매니저인 엘리자베스 굿은 "남쪽 국경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있다. 웨이페어가 여기에서 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건 매우 무서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침대가 있는 감옥도 감옥일 뿐", "이민자 가족과 연대" 등 구호가 적힌 포스터를 들고 인근 공원까지 거리를 행진한 뒤 해산했다.
웨이페어 내에선 계약 철회를 주장하는 서명운동도 진행되고 있다.
경영진은 그런 이유로 주문을 받지 않을 수는 없다며 난감해 했다.
웨이페어의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인 스티브 코닌은 직원들을 만나 개인적으로는 이민자 구금을 지지하지 않지만 "회사는 정치단체가 아니며 어느 한 편을 들어서는 안 된다"고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대형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민간 교도소와 구금시설을 운영하는 업체에 대한 대출을 중단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
앤 피누케인 BOA 부회장은 26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교도소와 이민자 구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과의) 관계를 끝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BOA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위원회 주도로 현장조사와 전문가 상담 등 절차를 거쳐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올해 3월에는 또 다른 대형은행인 JP모건 체이스가 민간 교도소 업계와 관계를 단절했고, 웰스파고 역시 비슷한 조처를 했다.
이에 미국 내 민간 교도소 사업 업체들의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내의 양대 민간 교도소 사업 회사인 GEO 그룹과 코어시빅의 주가가 26일 하루에만 각각 4.3%와 4.4%씩 급락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에는 민주당 대선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민간 교도소 운영을 금지할 것이란 공약을 내놓으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멕시코와의 국경 지대에 설치된 구금시설에서 벌어지는 이민자들에 대한 가혹한 처우가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텍사스주 클린트의 이민자 아동 구금시설에선 350여명의 어린이와 젖먹이가 치약, 비누는 물론 먹을 것조차 충분히 받지 못한 채 한 달 가까이 방치된 사실이 드러났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논란이 일자 이 어린이들을 보건복지부 수용시설로 옮기려 했으나 해당 시설이 포화상태였기에 100여명은 다시 클린트로 돌아왔다.
지난 25일에는 리오그란데강을 건너다 물살에 휩쓸려 목숨을 잃은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 아버지와 어린 딸의 사진이 공개돼 전 세계적으로 애도의 물결이 일기도 했다.
현재의 반(反)이민 정책을 주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에게 올바른 법이 있었다면 그들(이민자들)은 (미국에) 오려고 하지도, 시도하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국경장벽 건설 등 입법에 협조하지 않은 민주당에 책임을 돌렸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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