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핵인싸' 타가트 "도전은 늘 즐거워…힘들수록 성장할 것"

입력 2019-07-03 05:59  

수원 '핵인싸' 타가트 "도전은 늘 즐거워…힘들수록 성장할 것"
K리그 활약으로 대표팀 복귀 "열심히 했더니 보너스 받은 듯"
"'슈퍼매치' 중요성 잘 알아…서울 꺾어 팬들께 보답하고파"



(화성=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한국 음식은 다 맛있어요. 그중에서도 장어가 최고죠."
금발 머리에 푸른 눈. 온몸에 문신을 새긴 수원 삼성의 외국인 공격수 타가트(26·호주)는 장어 얘기를 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2일 경기도 화성의 수원 삼성 클럽하우스에서 타가트를 만났다.
지난 시즌까지 호주 A 리그의 브리즈번 로어에서 뛰던 타가트는 지난 2월 수원 유니폼을 입었다.
성공사례가 거의 없던 호주 출신 스트라이커의 합류에 팬들은 반신반의했지만, 시즌 중반을 지나고 있는 지금 타가트는 수원의 보물로 자리 잡았다.
그는 올 시즌 15경기에 출전해 7골을 기록 중이다. 독보적인 팀 내 득점 1위이자, 리그 전체를 두고 봐도 득점 공동 3위에 해당한다.
선발이 아닌 교체로 출전한 경기가 많았음을 고려하면 더욱 인상적인 활약이다.



타가트는 새로운 도전을 찾아 K리그로 왔다고 했다.
그는 "호주 리그는 승강제도가 없고, 강팀과 약팀의 수준차가 크다"며 "시즌 중반이 지나고 순위 격차가 벌어지고 나면 이후 경기들은 긴장감 없이 느슨하게 진행되는 것이 아쉬웠다"고 전했다.
수원으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은 타가트는 지난 시즌까지 포항 스틸러스에서 뛰었던 채프먼으로부터 K리그와 한국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뒤 수원행을 결정했다.
타가트는 K리그의 특징으로 빠른 속도와 강한 압박을 꼽았다.
"채프먼에게 들었던 대로 경기 템포가 매우 빠르고 거칠다"며 "호주에서는 수비수들이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K리그는 위험지역에서 공을 잡으면 수비수 여러 명이 에워싼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K리그에는 승강제도가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매 경기 필사적으로 임한다"며 "최선을 다해 끝까지 싸우는 것이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거친 K리그는 타가트의 '도전정신'을 만족시켰다.
그는 "힘들고 거친 수비가 들어오는 것을 즐긴다"며 "이곳에서 오래 뛸수록 축구선수로서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경기를 치를수록, 좋은 선수들이 정말 많은 수준 높은 리그임을 느낀다"며 "이곳에 오길 정말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타가트의 크고 작은 도전은 그라운드 밖에서도 계속된다.
영통에서 혼자 사는 그는 매일 아침 수원 화성 근처의 카페들을 찾아 커피를 즐긴다고 했다.
오후 훈련이 끝나고 나면 클럽하우스 인근의 새로운 맛집을 찾아다니고, 휴일이면 서울로 올라가 요즘 뜨는 이곳저곳을 돌아본다.
타가트 "일상에서도 항상 새로운 경험을 해보려고 한다"며 "도전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에 워낙 맛있는 음식이 많아 새로운 음식들을 찾아다니는 것이 재밌다"며 "요즈음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장어구이"라고 밝혔다.
수원 관계자는 "한국에 온 지 4개월도 밖에 되지 않았는데, 타가트가 한국 선수들보다도 수원 맛집을 더 잘 안다"며 "우리 선수단에서 '핵인싸(집단의 중심)'로 통한다"고 전했다.



2013-2014시즌 뉴캐슬 제츠에서 뛰었던 타가트는 21살의 어린 나이에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당시 활약을 바탕으로 호주 대표팀에 승선한 그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등 번호 9번을 달고 스페인, 네덜란드 등 강호들과 싸웠다.
월드컵이 끝난 후 그는 잉글랜드 2부리그에 풀럼에 입단했지만,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팀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고 결국 호주로 다시 돌아왔다. 대표팀 호출도 끊겼다.
타가트는 "호주로 돌아오고 난 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훈련했다"며 "다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뛰고 싶다는 생각에 동기부여가 됐다"고 전했다.
이번 시즌 K리그에서 타가트가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자 그레이엄 아널드 호주 대표팀 감독은 다시 한번 타가트를 대표팀에 불렀다.
5년 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다시 입은 그는 9번을 달고 지난 6월 부산에서 펼쳐진 한국과의 A매치에 출전했다.
그는 "수원에서 열심히 뛰었더니 보너스를 받은 것 같다"며 "대표팀 승선은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지금은 수원에서 잘하는 것에 더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수원은 현재 4승 8무 6패로 리그 9위(승점 20)에 처져 있다. 과거의 영광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타가트는 "현재 성적이 좋지는 않지만, 아깝게 진 경기들이 많았다"며 "앞으로 힘든 경기들을 몇 번 잡아 '이기는 습관'을 기르고 나면 언제든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라이벌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훌륭한 선수가 너무 많다"며 잠시 고민하던 그는 "특정 선수보다는, FC서울을 꼭 이기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팬들에게 서울과의 라이벌전인 '슈퍼매치'가 얼마나 큰 의미를 갖는지 알고 있다"며 "이번 시즌 2번의 대결에서는 1무 1패였는데, 남은 한 경기는 꼭 이겨서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traum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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