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띄우고 "하나의 강한 미국"…'트럼프쇼' 독립기념일 행사

입력 2019-07-05 11:51   수정 2019-07-05 13:40

전투기 띄우고 "하나의 강한 미국"…'트럼프쇼' 독립기념일 행사
직접 전략자산 소개하며 프로듀서 역할…B-2·F-35 등 '축하' 비행
'재선용 호화쇼' 비난 의식한듯 연설서 선거 등 정치이슈 언급 자제
'통합' 외쳤지만 지지자-반대자 충돌…'베이비 트럼프' 풍선도 등장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미 독립기념일 기념행사에서 각종 군 장비와 인력을 동원, 미국의 힘을 강조한 '군대 스타일' 이벤트를 선보이며 미국민에게는 통합의 메시지를 던졌다.
이날 워싱턴DC 내셔널몰 링컨기념관 앞에서 오후 6시 3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미국에 대한 경례'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연설을 통해 미국의 독립을 일궈낸 '미국의 정신'을 기리면서 '하나로 뭉친 미국'을 역설했다.
[로이터]
그는 이번 행사가 "일생일대의 쇼가 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행사 전에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트럼프의 캠페인 구호 모자를 쓴 수많은 지지자가 모여 환호하는 등 흡사 선거유세 집회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행사가 '재선용 호화쇼'라는 논란을 의식한 듯 '정치색'을 줄인 연설을 내놓았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연설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중간에 각종 전투기와 항공기, 헬기 등의 '축하 비행'을 직접 소개하는 등 군사 퍼레이드를 이끄는 '프로듀서' 역할을 선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리는 미국에 대한 매우 특별한 경례와 함께 하나의 국가로 뭉쳤다"면서 "우리는 모두 진정으로 특별한 유산을 공유하고 있다"며 243번째 미 독립기념일의 의미를 되새겼다.
그는 건국과 서부 개척, 여성 참정권, 흑인의 평등한 권리를 요구한 시민권 운동 등 미 역사의 변곡점이 된 주요 사건들을 짚으며 "우리나라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면서 '미국의 힘'을 내세웠다. 그는 "미국이 할 수 없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대목마다 발언을 끝낸 뒤 직접 미군의 주요 전략자산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NBC는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군대 스타일의 '미국에 대한 경례' 이벤트에서 연설을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연단에 들어설 때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이 내셔널 몰과 링컨기념관 상공을 지나갔다.
미군 3대 전략폭격기 중 하나인 B-2와 F-22 전투기를 포함해 해군 F-35 스텔스 전투기와 F-18 전투기 등도 연설 중간중간에 트럼프 대통령의 소개와 함께 행사장 상공에 등장, 편대 비행을 하면서 독립기념일을 축하했다.
해군 곡예비행단 블루 에인절스, 해안경비대 및 육군 항공기 등도 상공을 수놓았다.
이러한 모습은 마치 군사 퍼레이드를 하면서 군 통수권자에게 사열하는 광경을 연상시키는 장면이다.
아울러 연설 무대인 링컨기념관 앞과 주변에는 미 육군의 주력 탱크인 에이브럼스 탱크 2대와 브래들리 장갑차 2대, 구난전차 1대가 전시됐다.
이처럼 군 장비를 대거 동원한 것은 군 퍼레이드를 동경해온 트럼프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미 언론에 따르면 그는 2017년 파리에서 프랑스대혁명 기념일(바스티유데이) 행사에 참석해 열병식을 관람한 뒤 이를 모델로 한 열병식이나 축하행사를 여는 것에 관심을 보여왔다.
내셔널 몰에서 대통령이 대규모 대중연설에 나선 것은 지난 1951년 해리 트루먼 이후 68년만에 처음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올해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연설을 집어넣자 야당인 민주당은 내년 재선을 앞두고 전통 행사를 정치화하려 한다고 비판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연설에서는 비교적 차분한 어조를 유지했고 민감한 정치적 주제도 꺼내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나치게 정치적인 주제들을 피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국민을 향해 '통합'의 메시지를 부르짖었지만, 행사장 주변에선 지지자와 반대자가 편을 가르는 분열상이 고스란히 노출되기도 했다.
수천 명의 트럼프 지지자들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호가 적힌 모자를 쓰고 성조기를 휘날리면서 행사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과 "유에스에이"를 연호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반면 반전 평화단체 '핑크 코드'를 비롯한 트럼프 반대 시위자들은 워싱턴 모뉴먼트 부근에 '반(反)트럼프' 시위의 상징적 소품인 '베이비 트럼프' 대형 풍선을 세웠다. 또 작은 '베이비 트럼프' 풍선을 끼운 막대를 행인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백악관 맞은편에 있는 라피엣 공원에서는 과거 '성조기 소각 시위'를 벌였던 행동주의자 그레고리 리 존슨이 트럼프 반대 시위를 펼치는 도중 성조기에 불을 붙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이 몰려와 존슨과 그의 주변에 있던 미국 혁명공산당 당원들을 공격, 양측이 충돌했으며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달려와 불길을 진압했다.
미 당국은 존슨을 포함해 최소 2명을 체포하고 양측을 공원에서 내보냈다.
이날 행사에는 많은 인파가 모였지만, 주최측인 국립공원관리청(NPS)은 군중 수에 관한 집계를 내놓지 않았다. 이는 의회가 정한 법률에 따라 1997년 이후 내무부와 소속기관이 행사 군중 파악에 예산을 쓰지 못하도록 한 데 따른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z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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