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서 반대 어쩌나'…EU 수장 후보 놓고 獨 대연정 파열음

입력 2019-07-07 01:55  

'고향서 반대 어쩌나'…EU 수장 후보 놓고 獨 대연정 파열음
폰데어라이엔의 EU 집행위원장 후보 선출에 사민당서 반대 목소리
기민당은 옹호…여론조사서 독일인 27%만 '좋은 선택'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유럽연합(EU) 수장인 집행위원장 후보로 선출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을 놓고 독일 내부에서 부정적인 목소리가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대연정 다수파인 기독민주당 소속인 폰데어라이엔은 소수파인 사회민주당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사민당 일각에서는 대연정을 파기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내놓고 있다.
기민당이 다시 이런 사민당의 반응을 비판하면서 대연정 내부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사민당은 폰데어라이엔의 후보 선출이 유럽의회 선거에서 최다 의석을 얻은 진영의 대표후보를 집행위원장으로 선출하는 '슈피첸칸디다트' 제도를 훼손했다는 점을 반대 명분으로 삼았다.
애초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제1당이 된 유럽국민당그룹 대표후보 만프레드 베버를 EU 집행위원장 후보로 밀었다.
그러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슈피첸칸디다트' 제도에 제동을 걸면서 유럽의회 선거와는 전혀 무관한 인물인 폰데어라이엔이 '깜짝' 후보로 선출됐다.
이에 지그마어 가브리엘 전 사민당 대표는 지난 3일 주간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내각의 결의 없이 폰데어라이엔을 EU 집행위원장 후보로 선출한 것은 정부 규정 위반으로, 대연정을 종료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고 비판했다.
사민당 소속의 슈테판 바일 니더작센주(州) 총리도 대표후보의 사진을 걸어놓고 선거운동을 해놓고는 대표후보에게 아무런 역할도 주지 않는 정치적 오류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사민당 내부에서는 폰데어라이엔이 장관직 수행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유럽의회 선거 전 폰데어라이엔은 연방군 내 장비 부족 및 부실 문제, 모병 부족 문제 등으로 내각 내 입지가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부 언론에서는 선거 후 개각을 할 경우 폰데어라이엔의 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폰데어라이엔은 올해 터진 국방 계약 스캔들과 관련해 하원 조사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해야 하는 처지이기도 하다.
마르틴 슐츠 전 사민당 대표는 트위터에 "폰데어라이엔은 내각에서 가장 취약한 장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기민당의 안네그라트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는 사민당의 반응이 대연정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유럽 내 헌정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기민당의 자매정당인 기독사회당도 폰데어라이엔을 옹호했다.
마르쿠스 죄더 기사당 대표는 '슈피첸칸디다트' 제도가 지켜지지 않은 데 대해 비판하면서도, 독일이 수십 년 만에 EU 집행위원장직을 맡게 된 데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기민당 소속이었던 볼프강 쇼이블레 연방하원 의장도 폰데어라이엔이 후보로 지명된 상황에 대해서는 비판했지만, 그녀가 집행위원장직을 훌륭히 수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여론은 대체로 폰데어라이엔에게 차가웠다.
공영방송 ARD가 여론조사기관 인프라테스트 디맵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서 폰데어라이엔의 선출에 대해 '좋은 선택'이라는 응답은 27%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57%는 '좋지 않은 선택'이라고 답했다.
lkb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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