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율·감동…실사와 애니 경계 허문 '라이온 킹'의 화려한 귀환

입력 2019-07-12 01:00  

전율·감동…실사와 애니 경계 허문 '라이온 킹'의 화려한 귀환
최신 기술로 25년 만에 재탄생…생생한 비주얼·주옥같은 OST 향연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광활한 평원 위로 태양이 떠오르면, 아프리카 줄루어로 시작하는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생명의 순환'(Circle of Life)이 흐르기 시작한다.
코끼리, 하마, 기린 등 지상의 온갖 동물이 초원을 가로질러 하나둘씩 몰려든 곳은 가파른 프라이드 록 아래. 바위 끝에 올라선 개코원숭이 주술사 라피키가 사자왕 무파사의 아들 심바를 들어 올리며 왕의 후계자가 태어났음을 알리면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한다.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디즈니 고전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1994)이 25년 만에 최첨단 기술의 옷을 입고 새롭게 돌아왔다.

오는 17일 개봉하는 '라이온킹'은 압도적인 오프닝으로 사자 왕의 화려한 귀환을 알린다. 생생한 대자연을 배경으로 아프리카 감성과 철학적 노랫말이 담긴 도입곡이 흘러나오는 순간부터 전율이 느껴질 정도다. 원작 팬이라면 높은 싱크로율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된다.
영화는 최신 기술을 이용해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경계를 허문다. 일출과 일몰, 초원과 사막, 나무 한 그루, 풀 한포기까지 생생하게 표현했다. 자연스러운 동물 움직임은 물론 바람에 휘날리는 갈기 한올 한올까지 구현해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하다. 제작진은 아프리카로 직접 날아가 자연 풍광과 동물들 움직임을 관찰해 녹여냈다. 실사영화 기법을 사용했지만, 실사 영화는 아니다. 100% 컴퓨터 그래픽(CG)과 시각적 특수효과(VFX)로 제작했다. 그렇다고 애니메이션이라고 정의하기도 어렵다. 새로운 장르의 탄생이자, 영화의 또 다른 진보인 셈이다.
영화 '정글북'에 이어 '라이온킹' 연출을 맡은 존 파브로 감독 역시 "(이 작품 장르를)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 새로운 매체를 발명했다"고 말했다.

극사실적인 묘사는 캐릭터 감정에 더욱 이입하게 만든다. 사자왕 무파사의 포효와 절망적인 눈빛, 아버지를 잃은 심바의 슬픔이 절절하게 와닿는다. 판타지가 아니라 현실처럼 느껴져서다.
러닝타임은 원작(89분)보다 늘어난 118분이지만, 서사는 원작과 거의 같다. 심바의 성장과 모험담이 큰 줄기다. 삼촌 스카의 음모로 아버지를 잃은 사자 심바가 트라우마를 딛고 새로 만난 친구 멧돼지 품바와 미어캣 티몬, 옛 친구 날라의 도움으로 왕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셰익스피어 '햄릿'과 서사 구조가 비슷하다. 그러나 감독의 말대로 배신, 성장, 죽음, 부활 등은 모든 신화 속에 등장하는 원형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가부장적 사회구조와 대를 잇는 권력 승계, 친족간 살상 등은 요즘 시류와는 맞지 않을 수는 있다. 그러나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 생명의 순환과 공존이라는 메시지에 방점을 찍는다면,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아버지 무파사를 동경하는 심바가 아버지가 남긴 커다란 발자국에 자신의 작은 발을 포갤 때, 심바를 구하기 위해 무파사가 달리는 물소 떼로 뛰어들 때 가슴이 뭉클해진다.
이 영화는 OST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 영화음악 거장 한스 치머와 전설적인 팝가수 엘튼 존이 원작에 이어 협업한 음악은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러닝 타임 내내 펼쳐지는 흥겨운 아프리카 음악과 웅장한 오케스트라 선율은 마치 콘서트장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캔 유 필 더 러브 투나잇', '하쿠나마타타' 등 기존 명곡뿐만 아니라 비욘세가 부른 신곡 '스피릿' 등도 귀를 행복하게 한다.

배우들의 뛰어난 목소리 연기도 사실감을 높인다. 무파사 역은 원작에 이어 제임스 얼 존스가 다시 한번 연기했다. 25년 전과 음색은 달라졌지만 "기억해라! 네가 누군지"라고 호령하는 그의 목소리에선 남다른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빌런 스카 역은 영화 '노예 12년'의 주연 치웨텔 에지오포가 맡아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인다. 심바는 배우이자, 가수 겸 작곡가로 활약 중인 도널드 글로버가, 심바 친구 날라는 비욘세가 연기했다.
신스틸러의 활약도 돋보인다. 무파사의 충성스러운 신하인 코뿔새 자주(존 올리버)를 비롯해 잔망스러운 품바(세스 로건)와 티몬(빌리 아이크너) 콤비는 극의 활력을 불어 넣는 유머를 담당한다.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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