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도 '갓튜브' 시대…화이트큐브 벗어나 유튜브 찾는 미술관

입력 2019-07-14 07:30  

미술도 '갓튜브' 시대…화이트큐브 벗어나 유튜브 찾는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대구미술관 등 콘텐츠 제작에 심혈…전시장으로도 기능
"폐막 후 사라지는 전시 보존 의미도"…예산 태부족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유튜브 전성시대, 미술관도 예외일 수 없다.
화이트큐브로 관람객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시대는 저무는 중이다. 국내 미술관들은 갖가지 영상을 게시하면서 유튜브를 일종의 전시장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최근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이는 곳은 국립현대미술관(MMCA)이다.
2013년 유튜브 채널을 연 국립현대미술관은 작년 말부터 전시 소개, 작가 인터뷰, 학술 행사, 영화 상영회 등 여러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올리고 있다. 전시를 개막할 때마다 학예사 투어를 생중계해 직접 미술관을 찾은듯한 경험을 주기도 한다.
영상마다 조회 수 편차는 크지만, 전반적인 호응도는 높아지는 편이다. 4월 서울관에서 폐막한 '현대미술 선구자' 마르셀 뒤샹 회고전을 소개하는 15초짜리 티저영상 조회 수는 13일 현재 약 22만7천 회에 달한다.
영상 출연진이나 내레이터도 다변화했다. 덴마크 작가인 아스거 요른 개인전은 주한 덴마크 대사가, 대한제국 미술전은 tvN '미스터 션샤인' 고종 역의 배우 이승준이 홍보하는 식이다.



대림미술관·디뮤지엄 등 가장 트렌드에 민감한 곳으로 꼽히는 대림문화재단 산하 전시장들도 유튜브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관람 후기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는 '셀럽' 우군이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구미술관도 지난해부터 작가 인터뷰, 전시 메이킹 필름 등을 매달 3∼5건 정도 정기적으로 업로드 중이다.
미술관에 유튜브는 전시장 겸 아카이브로서 매력적인 공간이다. 작품과 전시를 화이트큐브보다 더 다각도로 소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아스거 요른 개인전을 담당한 박주원 학예사는 "전시가 끝나고 작품이 철거되고 나면 전시는 사라지는 셈인데, 유튜브로 전시 투어 중계 영상을 남기는 것도 학예사 입장에서도 의미 있다"라고 설명했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지만, 국외 기관들보다는 아직 호응도가 저조하다.
구독자 수만 따져봐도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이 25만7천 명,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14만 명, 영국 테이트미술관이 22만 명으로, 5천 명 남짓한 국립현대미술관을 크게 앞지른다. 국내 기관 중에는 부산시립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처럼 유튜브 계정은 있지만 운영한다고 말하기 민망한 수준인 곳도 많다.



콘텐츠도 소장품, 작품 운송·복원 등 다양한 분야를 서비스하는 국외 미술관들보다 빈약하다.
전시를 즐기거나 작품 투자에 나서는 20∼40대가 최근 급증했지만, 국내 유튜브의 미술 콘텐츠는 그에 부응하지 못한다. 평론가 진중권이 10년 전 진행한 현대미술 강연이 여전히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는 상황이다.
가공할 자료와 전문 인력이 풍부한 미술관이 콘텐츠 제작에 더 활발히 나서야 하는 이유다.
미술품 컬렉터인 장모(36) 씨는 "먹방, 음방 등 온갖 분야 콘텐츠가 다 있는데 미술만큼은 볼만한 콘텐츠가 몇 개 되지 않는다"라면서 "그래서 책을 사보거나 온라인 카페를 이용해 찾아본다"라고 말했다.
양질의 유튜브 콘텐츠 제작은 구독자 수 확보와도 직결된다.
국립현대미술관 윤승연 홍보관은 "적어도 3개의 영상에 만족해야 해당 채널의 구독 버튼을 누른다고 본다"라면서 "그만큼 지속적이면서 정기적인 신규 영상을 업데이트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태부족한 예산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부분 미술 기관은 별도 예산을 배정하지 않고 있다.
한 미술관 관계자는 "외주제작사와 협업하면 부담이 크게 는다"라면서 "내부적으로 촬영과 편집까지 해야 하니 쉽지가 않다"라고 말했다.


ai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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