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러시아제 미사일 도입에 나토 최악의 위기

입력 2019-07-19 11:31  

터키 러시아제 미사일 도입에 나토 최악의 위기
S-400 가동되면 나토 방공망에서 터키 배제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터키의 러시아 방공미사일 도입과 이에 따른 미국의 F-35 전투기 판매 거부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수십 년래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태가 악화할 경우 나토로부터 터키 축출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18일 미 행정부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해 이번 사태를 지난 수십 년 사이 나토 최악의 위기로 규정하면서 그러나 F-35 생산을 위한 다국간 생산프로그램으로부터 터키를 배제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터키가 도입한 S-400 방공미사일 시스템의 운영을 향후 5년간 지원할 러시아 기술고문단이 F-35 전투기의 첨단 스텔스 기술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이미 일부가 터키에 도착한 S-400 미사일 시스템이 실전에 배치될 경우 터키는 더이상 나토 방공망의 일부가 될 수 없게 된다. 나토 방공망은 서방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 침공을 저지하는데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미 육군참모차장을 역임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보좌역으로 있는 잭 킨 예비역대장은 "터키에 F-35 판매를 거부한 미국의 결정은 옳았으나 나토에는 실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면서 "S-400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러시아 군사 장비를 배제하는 나토 정책에 전면 역행하는 것으로 지난 수십년간 나토 내에 이러한 긴장 사태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나토 내 유일한 무슬림국이자 중동과 아시아를 잇는 전략 요충국으로서 터키의 지속적인 가치를 강조했다.
미 국방부 고위관리 출신으로 터키 주재 대사를 지낸 에릭 에델만은 "미-터키 관계가 심각한 위기로 접어들고 있으며 깊고도 오래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터키가 상당 기간 신뢰할 수 있는 나토 동맹은 아니었으나 '불량동맹'을 축출할 메커니즘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면서 "터키는 중요한 나라이고 '충분히 민주화한' 터키는 미국과 나토의 강력한 동맹이 될 수 있고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터키 정부가 러시아로부터 S-400을 도입한 것은 결국 나토를 저해하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술책에 놀아난 셈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터키가 러시아로부터 S-400을 도입하면서 미국제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시스템을 배제함으로써 미국과 터키 간 지속적인 공동 군사작전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돼왔다.
미 국방부 관리들은 F-35 판매 거부 결정으로 미-터키 간 핵심 전략 관계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나 터키 영공을 사용하는 합동훈련이나, 터키 남부 인지를릭 공군기지 사용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인지를릭은 미군이 시리아 내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소탕작전에서 이용해온 핵심 기지이다.
미 국방부는 지난 몇 달 간 터키에 S-400 도입이 F-35 프로그램 배제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해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은 상대적으로 '모호한' 신호를 보내 에르도안 대통령에 (S-400 도입에도) F-35 도입이 가능하다는 잘못된 자신감을 심어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터키가 구매한 4대의 F-35는 아직 미국에 있으며 계속 미국에 있을 전망이다. 터키가 주문한 100대의 F-35는 취소됐으며 F-35 인수에 대비해 애리조나주 루크 공군기지에서 훈련 중이던 터키 조종사와 공군 요원들은 오는 31일까지 출국하도록 통보받았다.
터키업체들은 F-35 생산 다국적 프로그램에서 900여개의 부품을 생산하게 돼 있어 이제 미국은 다른 참여국들로부터 이들 부품을 조달해야 한다. 부품 조달선 변경에 약 6억 달러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가 나토를 이탈할 가능성은 아직 제기되지 않고 있으나 러시아는 S-400 미사일에 이어 터키에 첨단 전투기 판매 의사를 밝히고 있으며 만약 터키가 이를 받아들인다면 터키와 나토는 돌이킬 수 없는 관계로 넘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장기적으로는 역사적으로 친서방적이었던 터키가 다시금 서방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있다.
터키와 러시아는 역사적으로 앙숙이었던 만큼 현재 접근은 근본적이라기보다 단기적이고 전술적이라는 것이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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