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미국 역할'이 국익에 도움 되게 외교력 발휘해야

입력 2019-07-22 13:52  

[연합시론] '미국 역할'이 국익에 도움 되게 외교력 발휘해야

(서울=연합뉴스) 한일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한국과 일본을 잇달아 방문한다. 볼턴 보좌관은 일본을 거쳐 23~24일 방한해 카운터파트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을 만난다. 지난해 3월 취임 이래 첫 단독 방한인 그의 내한은 여러모로 비상한 관심을 끈다. 모호한 명분을 내세운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격화된 한일 갈등, 이와 맞물려 연장 여부가 주목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미국-이란 갈등으로 긴장이 고조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민간선박 보호 연합체에 한국 참여 문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 등 민감도 높은 난제들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이중 가장 시급한 현안은 퇴로가 없이 격전 양상을 보이는 한일 분쟁이다. 일본이 외교 협의에 불응하며 우리의 입장 변화만을 요구하고 있어 사태는 장기전으로 가는 모양새다. 미국이 모종의 중간 역할을 한다면 긍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그래서 나온다.

일본 집권 자민당은 여권이 과반을 차지한 21일 참의원 선거를 자체 기준으로는 '승리'로 규정해 아베 신조 총리의 강공 모드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중국을 견제하는 틀로 한미일 안보협력 체제를 견고히 유지해야 하는 미국이 꺼릴 상황 전개임이 분명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일 갈등과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관여 요청이 있었다면서도 한일 양쪽에서 요청이 있다면 관여하겠다고 밝혔다. 한일 어느 쪽의 편을 들기 어려운 처지여서 당사자 간 해결을 우선하는 조심스러운 태도다. 그러나 지금 단계가 미국이 관여나 중개를 공언하기 어려운 시점이어도 물밑 역할은 가능하다. 더욱이 일본의 추가 보복 조치가 예상되는 형국에서 우리나라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 협정 연장 결정 시한은 다음 달 24일이다. 볼턴 보좌관의 방한을 계기로 일본의 경제보복이 무역질서 파괴는 물론 한미일 3국 군사협력 체제까지 훼손할 수 있음을 미국이 확실히 인식하게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한일 갈등을 풀어나갈 실마리를 찾는다면 더욱 바람직하다.

미국의 한일 갈등 관여 문제는 다른 여러 현안과 불가피하게 맞물린다. 볼턴 보좌관은 이번 방한에서 한국 정부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공식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지난주 자국 주재 외교단을 상대로 해협 호위 연합체 구상을 설명하며 동참 요구 본격화를 시사했다. 미국이 내세우는 명분을 외면하기 어렵고 또 다른 국익이 걸린 이란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사안이다. 여러 현안이 맞물리는 고차 방정식을 풀어야 할 시점이다. 국익을 최대화하는 쪽으로 국민의 이해를 결집해야 하고 지혜롭게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예정 시한을 넘기고 있는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돼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동력을 유지하는 문제도 중요하다. 미국 내 대북 매파로 알려진 볼턴 보좌관을 상대로 북한을 상대로 한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효과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 체제로 가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미국 조야 일각에서 제기되는 유화적인 대북 접근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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