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홍범도를 그린다…"민족주의적 성향 배제"

입력 2019-07-23 19:28  

인간 홍범도를 그린다…"민족주의적 성향 배제"
세종문화회관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끈 대한독립군 사령관 홍범도(1868∼1943)가 음악극으로 되살아난다. 세종문화회관의 창작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을 통해서다.
오는 9월 20~21일 무대에 오르는 '극장 앞 독립군'은 1920년 만주에서 일본군을 상대로 승리한 홍범도 일대기를 그렸다.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과 내년 봉오동 전투 승전 100주년을 기념해 세종문화회관이 최초로 산하 9개 예술단을 총동원해 제작한 작품이다.
스타 연출가인 서울시극단 김광보 단장이 총연출을 맡고 서울시국악관현악단·서울시청소년국악단, 서울시무용단, 서울시합창단·소년소녀합창단, 서울시뮤지컬단, 서울시오페라단,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단이 함께한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광보 총연출은 "일본이 최근 한국에 경제적인 보복 조치를 가했다. 일부에서는 저희 극이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하다고 오해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며 "홍범도 장군의 삶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작품은 홍범도가 일본과 맞서 싸우던 전장과 카자흐스탄 고려 극장에서 수위로 일하며 생을 마감할 때까지 50여년의 시공을 오간다.


김 총연출은 "홍범도 장군은 1940년에 카자흐스탄으로 가서 1943년까지 극장에서 수위로 생활했다. 그의 삶은 쓸쓸하고 외로웠다"며 "이런 인간적인 모습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는 9개 단체가 모여서 통합 공연을 한다는 것이 무모한 짓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어제 땡볕에 4시간 동안 리허설했는데 축제의 현장이었다. 9개 단체가 하나로 거듭나는 과정이었다. 이 통합공연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극작을 맡은 고연옥 작가는 이 작품을 "홍범도의 이야기이자 극장에 관한 이야기다"고 설명했다.
고 작가는 "고국으로부터 수천㎞ 떨어진 곳에서 홍범도 장군이 노인으로서 극장을 지키는 모습을 떠올리면서 극장이 어떤 곳일지 생각하게 됐다"며 "세종문화회관의 통합공연으로서의 의미에 부합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극에 대한 연극이다. 연극 속의 영웅 홍범도와 현실의 실패한 홍범도를 대비하고, 독립군 홍범도가 폐관 위기에 있는 극장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배우들과 동일시된다"며 "그 시대에 가장 외로운 길을 택한 홍범도에게 극장이 평화와 위로를 줬다. 이 시대에도 통하는 극장의 의미가 아닐까 싶다"고 했다.
극 중 노래는 1990년대 대중가요부터 모던록, 국악,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다.
나실인 음악 감독은 "지루함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장르를 사용했다. 전쟁터와 극장을 연결하는 역할로 음악을 사용했다"며 "전쟁을 경험한 사람들이 연극을 하는 모습, 극장만의 낭만적인 정서를 작곡하는데 신경 많이 썼다. 무엇보다도 홍범도 장군과 그의 후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곡했다"고 전했다.
홍범도 역할은 배우 강신구가 연기한다.


그는 "실존했던 역사적 영웅을 연기한다는 것이 부담이 안 될 수가 없다"며 "앞으로도 영웅으로 존재할 분이기 때문에 그분의 생에 누가 되지 않도록 진정성 있게 접근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9개 단체 통합의 의미에 대해 "앞으로 세종문화회관이 나아갈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처음에는 통합공연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도 있었고 문제점이 계속 나왔다. 그런데도 계속 밀어붙였다"며 "초창기 예술단들이 남 탓을 했다면, 지금은 자기네 문제를 지적했다. 점점 단합돼 가는 모습이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도 공연 계획을 잡고 있다"며 "형식은 더 고민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저녁 8시 30분에는 세종문화회관 야외계단에서 시민을 위한 쇼케이스가 열린다.
공연 티켓은 오는 25일 오후 2시부터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와 주요 예매처를 통해 산다. 가격은 VIP석 7만원, R석 5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이다.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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