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영향?…재건축 거래 주춤, 신축아파트는 강세

입력 2019-07-28 10:31   수정 2019-07-28 17:34

분양가 상한제 영향?…재건축 거래 주춤, 신축아파트는 강세
서울 준공 5년 이하 아파트값, 상한제 공론화 후 2주 연속 최대 상승
20년 초과는 거래 줄고 상승폭 급감 '대조'…전문가 "일시적 현상"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홍국기 기자 =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예고된 가운데 서울지역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는 거래가 끊긴 반면, 새 아파트의 몸값은 상종가를 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의 타깃인 재건축 단지와 달리 상한제의 직접적인 영향이 없는 신축 아파트는 여전히 가격이 강세를 보이며 서울 아파트 시장 분위기가 이원화되는 모습이다.
2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8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에서 민간택지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 도입 계획을 밝힌 이후 노후 아파트값은 상승폭이 감소한 반면 새 아파트는 오름폭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 준공 5년 이하의 신축 아파트는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이달 8일 조사(-0.02%)까지 34주 연속 하락했으나 김 장관의 상한제 공식화 이후 이달 15일 조사에서 0.05%로 상승 전환했고, 지난주(22일 조사, 25일 발표)에도 역시 0.05% 올랐다.
이는 준공 연령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에 비해 재건축 중심의 준공 20년 초과 아파트는 지난 6월 중순부터 오름세를 타기 시작해 이달 8일에는 0.06%로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했다. 그러나 8일 상한제 언급이 나온 뒤부터는 지난주까지 2주 연속 0.01%로 오름폭이 줄었다.
특히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는 강남 4구(동남권)의 경우 준공 20년 초과 아파트값이 지난 8일 조사때까지 0.09% 오르며 초강세를 보였으나 상한제 발언으로 지난 15일 0.03%, 22일 조사에서는 0.01%로 오름폭이 둔화했다.
반면 이달 8일까지도 0.01% 떨어지는 등 약세를 보이던 5년 이하 신축아파트는 이후 15일 조사에서 0.08%, 지난주 조사에서 0.13%를 기록하는 등 상승폭이 커지며 대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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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양가 상한제 도입 발표(8일) 이후 서울 및 강남권 연령별 아파트값 변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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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일자 │ 서울 │ 강남4구 │
│ ├───────┬───────┼──────┬──────┤
│ │준공 5년 이하 │ 20년 초과 │ 5년 이하 │ 20년 초과 │
├───────┼───────┼───────┼──────┼──────┤
│7월1일│-0.03 │ 0.05 │ -0.06│0.09│
├───────┼───────┼───────┼──────┼──────┤
│7월8일│-0.02 │ 0.06 │ -0.01│0.09│
├───────┼───────┼───────┼──────┼──────┤
│ 7월15일│ 0.05 │ 0.01 │0.08│0.03│
├───────┼───────┼───────┼──────┼──────┤
│ 7월22일│ 0.05 │ 0.01 │0.13│0.01│
├───────┴───────┴───────┴──────┴──────┤
│ [한국감정원 조사 통계 인용]│
└─────────────────────────────────────┘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지은지 4년 된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는 지난달 전용면적 84㎡가 26억원까지 팔린 이후 현재 27억원 이상에 매물이 나와 있다.
인근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재건축 추진 단지가 상한제 영향으로 거래가 중단된 것과 달리 일반 아파트는 매수세가 꾸준하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입주 3년 차를 맞은 강동구 고덕동의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전용 84㎡는 지난달 최고 10억9천500만원에 실거래 신고가 이뤄졌는데 현재 11억∼13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강동고 고덕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가격이 오르는 분위기는 아니었는데 이달 들어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늘었다"며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싼 매물도 사라지다 보니 매수자들도 구입을 망설인다"고 말했다.
2016년 11월 준공한 성동구 옥수동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는 최근 일주일 새 중소형 주택형 10건 이상이 팔려나갔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전용면적 82∼84㎡는 최고 14억원, 전용 59㎡는 11억5천만원까지 매매됐다. 9·13대책 이전 가격을 뛰어넘는 이 단지 최고가다.
옥수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상한제와 무관한 단지여서 그런지 이달 들어 하루에만 5건 이상 매물을 찾는 문의가 온다"며 "당장 입주를 못하더라도 일단 전세를 끼고 사두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입주 5년차를 맞은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최근 14억5천만원, 전용 59㎡는 11억5천만원까지 실거래가 이뤄진 뒤 현재 각각 15억원, 12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아현동의 중개업소 대표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예고된 이후 2∼3일간은 일반아파트에도 매수 문의가 없더니 최근 다시 문의가 늘고 거래도 이뤄졌다"며 "상한제나 추가 대책 영향 등을 우려해 망설이던 사람들이 매수 쪽으로 기운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공사가 한창인 아파트의 조합원 분양권(입주권)도 초강세다. 분양권은 입주 때까지 원칙적으로 매매 거래가 금지되지만 일부 예외적으로 매매가 가능한 분양권을 중심으로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개포 주공2, 3단지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 블레스티지'와 '디에이치 아너힐스' 조합원 분양권은 전용 84㎡ 시세가 23억∼24억원 선이다.
이달 말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강동구 명일동 래미안솔베뉴와 9월 말 준공하는 고덕동 그라시움도 강세다.
고덕동 그라시움 전용 84㎡는 현재 11억5천만∼12억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고덕동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새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많아서 가격이 강세"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이 일대 1만가구의 입주가 시작되면서 전셋값은 당분간 약세가 예상되지만 매매가격이 동반 하락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처럼 신축 아파트들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일단 분양가 상한제 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데다 새 아파트를 찾는 수요층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서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중과 이후 '똘똘한 한 채'로 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분위기"라며 "재건축 아파트는 정부의 상한제 예고로 거래가 주춤한 사이 주택이 필요한 수요층들은 일반 아파트 매수자들은 신축 등 여건이 좋은 단지로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시중의 막대한 유동자금과 30조원으로 추정되는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 보상금이 결국 새 아파트 등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는 상한제의 시행 방안이 지연됨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며, 최근 경기 흐름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집값만 나홀로 상승세를 지속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주택산업연구원 김덕례 주택정책실장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돼 집값 상승을 선도하던 재건축 아파트값이 하락한다면 한동안은 일반 아파트도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무리한 추격매수는 삼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sms@yna.co.kr, redfla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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