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잇단 총기 난사에 정치권 들썩…불붙는 '트럼프 책임론'

입력 2019-08-05 04:42  

美 잇단 총기 난사에 정치권 들썩…불붙는 '트럼프 책임론'
트럼프, 끝없는 인종주의 논란 초래…주말엔 골프장서 결혼식 참석 '유유자적'
민주 일부 대선주자 '트럼프=인종주의자' 낙인…총기규제 강화 요구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에서 잇따라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정치권을 중심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론이 번지고 있다.
일주일 새 발생한 4건의 총격 중 지난달 28일 캘리포니아주 '길로이 페스티벌'과 지난 3일 텍사스주 엘패소 사건 등 2건의 범행 동기로 '증오 범죄' 가능성이 거론되자 평소 트럼프 대통령의 분열적 언사가 비극을 불러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는 민주당이 대선 주자들은 약속이나 한 듯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협공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4일(현지시간) "민주당 주자들이 더 엄격한 총기규제를 요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갈등 부추김을 비난하면서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주의 논란을 촉발한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가장 최근의 일로는 지난달 27일 민주당 흑인 중진인 일라이자 커밍스(메릴랜드) 하원의원을 향해 '잔인한 불량배'라고 공격하면서 "커밍스의 지역(볼티모어)은 역겹고 쥐와 설치류가 들끓는 난장판"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달 14일에는 민주당의 유색 여성 하원 의원 4인방에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며 막말 수준의 언사 수준을 쏟아냈다.
이후 유세 현장에서 "돌려보내라!", "(미국을) 떠나라" 등 지지 구호가 나와 논란이 되자 "내가 이끈 것이 아니다", "(구호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지대에 밀려드는 중남미 이민자들을 향해 '침입'이라는 거친 용어 사용을 서슴지 않았다.
2017년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유혈 사태가 발생했을 때는 사태의 책임을 백인우월주의자에게 분명히 돌리지 않은 채 '양쪽 다 나쁘다'는 식의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다가 공화당 내에서조차 반발을 초래하는 등 엄청난 역풍에 직면했다.
작년 10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에서 총기 난사로 11명이 숨진 사건이 생겼을 때도 평소 선동적 언어가 우파 극단주의자를 부추겼다는 비판론에 휩싸였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 책임론을 꺼내 들며 공세를 취했다.
고향이 엘패소인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은 이날 CNN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 인정한 인종주의자이고 이 나라에서 더 많은 인종주의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고, 코리 부커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은 공포와 증오, 편견을 조장했기 때문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모든 증거는 우리가 인종주의자이자 백인 민족주의에 호소하는 외국인 혐오자 대통령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가세했고,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도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우월주의를 용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참에 총기 규제 문제도 정면으로 꺼낼 태세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보도자료에서 "더는 안된다. 공화당의 계속된 무대책은 무고한 남성과 여성,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엄숙한 의무를 손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선주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미 총기협회(NRA)를 이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에미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하원이 범죄전력 조회를 확대하는 법안을 처리했다고 밝히면서도 "그 법안은 상원 묘지에 미치 매코널(공화당 원내대표)의 문간 위에 있다"고 공화당 상원 지도부의 미온적인 태도를 문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격 사건과 관련해 트위터에 "비극적인 뿐만 아니라 비겁한 행동", "정당화할 어떠한 이유나 변명의 여지도 없다"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또 별도 포고문에서 애도의 표시로 백악관을 비롯한 관공서에 조기게양을 지시했지만, 민주당이 주장하는 총기 규제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공화당 보수파는 총기협회의 강력한 로비로 인해 총기규제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 뉴저지주의 한 골프장에 머물렀으며, 지난 3일 이곳에서 열린 한 결혼식에 참석해 신부 옆에 서 있는 사진이 SNS를 통해 올라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은 ABC방송에 출연해 "이것은 사회적 문제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어떤 정치인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엄호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민주당 주자들의 인종차별주의 공격과 관련해서도 '그들은 대선주자'라며 "이것을 정치적 이슈로 만들려는 것은 어떤 이로움도 없다"고 반격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전략은 참모들이 말하는 것처럼 보수적 유권자 기반을 활성화하기 위해 인종적 적대감을 맨 앞에 둬 왔다"며 "총격 사건들이 이런 전략을 복잡하게 만들 것 같다"고 평가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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