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프 외무 "트럼프 대통령 백악관 초대 거절하면 제재한다는 말 들어"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걸프 해역에서 벌어지는 미국 등 서방의 군사적 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자리프 장관은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이란은 그간 페르시아만(걸프 해역)의 해상 공세에 다소 미온적으로 대처했으나 이제 더는 외면하지 않겠다"라며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이 우방과 결성하려는 이른바 '호르무즈 호위 연합'에 대해 그는 "이제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외톨이다"라며 "심지어 미국의 우방도 그 연합체에 참여하는 것을 부끄러워할 지경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들의 이런 처지는 국제법을 깨고 긴장과 위기를 조성한 미국의 자업자득이다"라며 "방화범이 소방관이 될 수 있겠느냐"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이란의 위협에 대처한다는 이유로 걸프 해역의 입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 우방이 군을 파견해 상선을 지키는 '센티널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4일 "일본과 한국처럼 이 지역에 이해관계가 있는 나라들이 자국 경제의 이익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참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라고 압박했다.
미국 정부가 자신을 특별지정 제재대상(SDN) 명단에 올린 데 대해 자리프 장관은 "미국이 외교에 실패했다는 방증이고 대화하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자리프를 백악관에 초대했다는 언론의 보도도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내가 (지난달 유엔 회의에 참석하려) 뉴욕에 있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초대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2주 안에 내가 제재 대상이 된다는 말을 들었다"라고 말했다.
앞서 2일 미국 잡지 뉴요커는 랜드 폴 미 상원의원이 지난달 중순 뉴욕에 있는 유엔 주재 이란 대표 관저에서 자리프 장관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초대를 전달했지만 이란 지도부가 이를 승낙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자리프 장관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존속 여부에 대해선 "미국이 빠진 상황에서 유럽이 자신의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우리도 핵합의를 점점 이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핵합의가 신성불가침한 약속은 아니어서 필요하다면 우리도 완전히 탈퇴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그런 정도는 아니다"라며 "우리의 핵합의 이행 감축은 핵합의의 틀 안에서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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