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지도부, '트럼프와의 대화 불가피' 내부 결론"<NYT>

입력 2019-08-30 10:35  

"이란 지도부, '트럼프와의 대화 불가피' 내부 결론"<NYT>
"트럼프의 재선 전제 6년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美대선 국면 틈타 거래 압박"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이란이 핵 합의를 탈퇴하고 경제제재로 목을 조이고 있는 미국에 강경하게 맞서고 있지만, 권력층 내부에선 결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협상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이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이란 권력층 내부의 기류 변화를 잘 알고 있다는 다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이 이 같은 기류 전환의 가장 큰 원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NYT는 "이란 지도부는 트럼프의 재선이 가능하며, 이 경우 앞으로 6년간 혹독한 경제제재를 견뎌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게 소식통들의 말"이라고 전했다.
이란은 지난 40년간 미국에 적대적인 태도를 유지해왔고,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하는 미국과는 더욱 관계가 좋지 않았다.
이런 이란이 미국과 대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는 것은 눈여겨 볼 만 하다는 평가다.
NYT는 최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루 만에 뒤집으면서 제재 해제를 대화의 전제로 제시한 것도 이런 기류 변화를 반영한 새로운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 26일 "어떤 이를 만나 이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국익을 위해 주저하지 않겠다"라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을 낳았다.
그러나 그는 이튿날 미국이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하고 지난해 복원한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지 않으면 미국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는 군사 및 핵 문제에 관해 더욱 강경한 태도로 트럼프를 자극하는 한편, 대화의 전제 조건을 흘려 트럼프의 '거래 본능'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이란 지도부 사정에 정통한 사람들이 내놓은 해석이라고 신문은 소개했다.
이란의 대표적인 개혁주의자인 압바스 압디 이란참여전선(IPF) 중앙위원은 "이란은 완전히 바뀌었다. 대화를 반대했던 강경파도 지금 당장은 미국과 함께 일하기가 어렵겠지만, 트럼프가 일정 부분 보장을 해준다면 대화 용의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이란 지도부의 '새 전략'은 트럼프가 이란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고 이를 외교정책의 승리로 포장해 재선 전망을 밝히는데 안달이 나 있다는 점을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실제로, 에샤크 자한기리 이란 수석 부통령이 이달 초 주재한 대미 대응 전략 회의에서 이란은 향후 트럼프 대통령이 더 포괄적인 거래를 제안할 것이라는 계산 하에 미국 측에 지속성 있는 경제 구제책을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한기리 부통령의 수석 외교·경제 자문인 사데그 알후세이니는 이와 관련, 트위터를 통해 "향후 10년간 이런 기회는 없을 것"이라며 "이란을 위한 게임의 시작이다. 다가오는 미국 선거가 트럼프를 상대하는 데 필요한 요긴한 카드를 이란에 제공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란은 최근 미국의 무인기를 격추하고 영국 유조선을 나포하는가 하면, 장거리 대공방어 미사일 시스템을 공개하고, 우라늄 농축도를 높이면서 미국의 신경을 긁어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기 위한 이란의 전략으로, 앞으로도 당분간 이런 상황을 계속 만들어나갈 것이라는 게 이란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들의 전망이다.
이런 전략의 하나로 다음 달 초까지 유럽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재개하지 않을 경우 우라늄 농축도를 20%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실행에 옮길 수 있다고 신문은 내다봤다.
이란은 이와 함께 최근 주요 7개국(G7) 회의가 열린 프랑스와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를 쉴 새 없이 돌고 있는 모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을 통한 외교활동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망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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