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대표 "브라질 인권상황 매우 우려한다"

입력 2019-09-20 07:13  

유엔 인권대표 "브라질 인권상황 매우 우려한다"
보우소나루 정부 인권정책 정면 비판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 최고대표가 브라질의 인권상황을 매우 우려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19일(현지시간) 브라질 뉴스포털 UOL에 따르면 바첼레트 대표는 이날 제네바에서 브라질 하원 인권·소수자 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만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의 인권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다.
바첼레트 대표를 만난 의원들은 좌파 노동자당(PT) 소속 에우데르 살로망 의원과 에리카 코카이 의원 등이다.



이들은 50분간 면담에서 바첼레트 대표가 보우소나루 정부에서 브라질의 인권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매우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유엔은 이날 면담의 내용에 관해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바첼레트 대표의 발언이 알려지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또다시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바첼레트 대표는 인권 문제를 두고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한 차례 논란을 벌인 바 있다.
바첼레트 대표는 지난 4일 브라질에서 경찰 폭력이 증가하고 군사독재정권에 면죄부를 주는가 하면 인권운동가들이 위협받는 등 민주주의 공간이 축소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1973년 군사 쿠데타로 좌파를 물리치지 않았다면 칠레는 지금 쿠바가 돼 있을 것"이라며 칠레의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를 옹호했다.
특히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바첼레트 대표의 부친도 당시 좌파 인사들 가운데 하나라고 말해 논란에 불을 질렀다.
공군 장성이던 바첼레트 대표의 부친 알베르토 바첼레트는 살바도르 아옌데 좌파정권 전복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고문을 당하다 1974년 50세 나이로 옥사했다. 바첼레트 대표 역시 1975년 피노체트 정권 요원들에게 체포돼 고문을 당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바첼레트 대표 부친의 죽음과 같은 고통스러운 일에 대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을 결코 공유할 수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브라질 변호사협회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과거 군사 쿠데타와 군사독재정권을 옹호하고 군사정권 시절 인권탄압 실태를 조사하는 정의·기억·진실위원회를 해체하는 등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다며 지난주 그를 유엔에 고발했다.
브라질에서는 1964년 3월 31일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고, 군사정권은 1985년까지 21년간 계속됐다. 이 기간에 수많은 민주 인사들이 체포·구금되거나 사망·실종되고 일부는 외국으로 추방당했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