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변론장' 된 트럼프의 유엔총회 기자회견…"마녀사냥" 성토

입력 2019-09-26 07:47  

'탄핵 변론장' 된 트럼프의 유엔총회 기자회견…"마녀사냥" 성토
민주·바이든 싸잡아 비판…"바이든 부자, 수백만달러 챙겨" 주장
'우크라 의혹' 피하며 "경제만 질문해라" 45분만에 서둘러 마무리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5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자회견은 사실상 '탄핵 변론장'을 방불케 했다.
'다자외교 무대'인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 자신의 외교 성과를 설명하는 취지의 자리였지만, 공교롭게도 이번 뉴욕방문 기간 불거진 이른바 '우크라이나 의혹'으로 미국 정가가 탄핵정국으로 돌변한 탓이다.
기자회견은 앞서 한미정상회담이 열리기도 했던 뉴욕 인터콘티넨털 바클레이 호텔에서 이뤄졌다.
예정된 시각보다 30분 늦게 회견장에 들어선 트럼프 대통령은 20여개 국가의 정상들과 진행한 회담 성과를 자화자찬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영국, 인도, 이라크, 일본,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일일이 나열하면서 "지난 사흘간 엄청 바쁜 일정을 소화했는데 언론들은 거의 다루지 않았다. 언론이 무의미한 것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교·경제적 성과를 두루 부각했다.
일본 농산물 시장의 추가개방을 끌어낸 미·일 무역협정을 설명하기 위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잠시 마이크를 넘겼고, 대(對)이란 제재 이슈와 관련해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연단에 세웠다.
친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 기자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질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합의를 원한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다시 구매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각종 대내외 현안을 챙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을 한껏 부각한 뒤 '탄핵정국'을 촉발한 '우크라이나 의혹'으로 화제를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투명하다"면서 "누구도 위협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어떤 압력도 없었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전화 통화 당사자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날 기자들에게 "여러분이 그것(녹취록)을 읽었겠지만 아무도 내게 압력을 가하지 않았다"고 외압 의혹을 부인한 것을 거듭 부각한 것이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민주당에는 맹공을 가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보다는 정작 '바이든 이슈'가 문제라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중국으로부터 바이든과 그의 아들 헌터에게 수백만 달러가 들어갔다"면서 "바이든이 부통령에 있을때로, 그들이 이 부분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작 우크라이나 정부에 압력을 행사한 것은 자신이 아니라, '바이든 이슈'와 맞물린 민주당 측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이 나라를 분열시키고 있다"면서 "(탄핵 추진에) 사람들은 비웃고 있다. 참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마녀사냥'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왜 그런 줄 아느냐. 내년 선거에서 나를 이길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통상 기자회견마다 파격적인 '말의 성찬'을 펼쳤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은 비교적 차분한 어조로 일관했다.
기자회견 마지막으로 베네수엘라 기자가 자국 현안을 질문하자 "15년 전에는 위대한 국가였다. 우리가 당신들을 돕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경제에 대해서만 질문해달라"고 거듭 말하며 탄핵 관련 질문에는 거리를 두면서 약 45분 만에 서둘러 회견을 마무리했다.
무려 80분간 '말 잔치'를 벌이면서 당시 성추문에 휩싸인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지명자를 엄호했던 1년 전 유엔총회 회견과 달리, 이번 탄핵정국의 정치적 무게감을 드러낸 셈이다.
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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