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정상 간 전화통화 누가 듣고 녹취할까

입력 2019-09-28 19:36  

트럼프의 정상 간 전화통화 누가 듣고 녹취할까
NSC 배석 상태서 직원이 메모…컴퓨터 기록과 대조해 문건 작성
트럼프 취임후 사전브리핑 서둘러 조율…안보·개인생명 위험시 '일급비밀'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탄핵 조사로 내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백악관에서 통화를 듣고 녹취하는 절차도 관심을 끌고 있다.
28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들은 정상 간 통화 전에 미국 대통령에게 관련 내용을 브리핑한다. 대통령이 외국 정상과 통화하는 동안에는 브리핑에 참석했던 NSC 관계자들이 배석한다.
미국 USA투데이는 "최소 NSC 관계자 두 명이 통화 현장에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 다른 한쪽에 마련된 보안실에서는 통화 내용을 기록하는 직원들이 통화를 듣는다.
'전화 통화 비망록'이라 이름 붙은 녹취 메모는 '멤콘(memcon)'이라는 축약어로 불리기도 한다.
미국 대통령과 외국 정상의 통화는 컴퓨터로도 입력되는데, 전직 백악관 관계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녹취에 참여하는 직원들은 통화 후 컴퓨터가 기록한 것과 직접 받아 쓴 내용을 대조해 하나의 문서로 만든다.



녹취록이 완벽하지 않을 수 있지만, 시간과 자원이 허용되는 한 녹취록은 매우 신중하게 작성된다.
전직 NSC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외국 정상과의 전화 통화 전 브리핑이 서둘러서 조율되고 여러 직급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데, 이들은 통화 막판에 참여를 요청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NSC 사무국 직원들은 대통령 통화 녹취록을 어느 단계의 기밀 문건으로 분류할지 정한다.
통화 내용 중 국가 안보나 개인의 생명에 위험이 될 수 있는 내용이 있으면 '일급 비밀'로 분류돼 별도 보관한다.
버락 오바마 정부 때 NSC에서 이집트를 담당한 중동민주화프로젝트의 앤드루 밀러는 일부 녹취록이 '일급 비밀'로 분류될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통화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녹취록이 일급 비밀로 분류된 건 정치적인 이유 때문인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일급 비밀'로 분류된 녹취록은 미국 정부에서 최고 비밀 취급 인가를 받은 개인만 접근할 수 있다.
녹취록은 정보기관 네트워크에서도 공유되는데 기밀로 저장되기는 하지만 이번처럼 별도 저장소에 예외적 기밀로 관리되지는 않는다.
'일급 비밀'이 아닌 기밀은 정부 관계자들이 다른 직원들과 함께 그 내용을 토론할 수도 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통화가 문제가 없었다며 보관 방식 역시 문제 될 게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별도 보관 자체가 대통령 권한의 남용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오바마 정부 때 NSC에서 근무한 브렛 브루엔은 "기밀 분류는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정해진 것"이라며"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보호하는 수단이 되는 순간 신뢰할 수 있는 국가 안보 기밀 분류 시스템을 잃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mino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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