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 총선서 야당 승리…12년만의 완전한 정권 교체(종합)

입력 2019-10-07 21:11  

코소보 총선서 야당 승리…12년만의 완전한 정권 교체(종합)
'과반정당' 없어 연정 불가피…'좌우 연립정부' 들어설듯
학생운동 출신 40대 좌파정당 대표 알빈 쿠르티 총리 유력
"젊은 민주주의 새 시대 예고"…세르비아 평화협상 재개 주목



(서울·로마=연합뉴스) 김병수 기자 전성훈 특파원 = 발칸반도의 코소보에서 지난 6일(현지 시간) 실시된 조기 총선에서 야권이 승리했다고 외신들이 7일 보도했다.
AP, AFP 등에 따르면 96%까지 개표가 진행된 현재 야당인 좌파 성향의 자결당(LVV)이 26%를 득표해 제1당을 예고했고, 중도 우파 성향의 다른 야당인 코소보민주동맹(LDK)이 25%를 얻어 간발의 차이로 제2당에 올랐다.
라무시 하라디나이 전 총리가 이끌어온 코소보미래동맹(AAK)과 하심 타치 대통령이 속한 코소보민주당(PDK) 간의 현 연립여당은 참패가 확실시된다.
보수 성향의 PDK는 21%를 얻었고, AAK는 12% 득표에 그쳤다.
지난 2007년부터 집권해온 PDK 지도부는 "우리는 승리하지 못했다. 국민의 심판을 받아들이고, 야당으로 옮겨간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장기간 계속된 광범위한 부정부패와 높은 실업률, 가난 등에 염증을 느낀 민심이 집권 여당에 등을 돌린 것으로 해석된다.



반대로 새롭게 제1당에 오른 LVV의 알빈 쿠르티(44) 대표는 총선 승리를 선언했고, LVV 지지자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이를 자축했다.
다만, 어느 정당도 과반을 득표하지 못함에 따라 이번에도 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외신들은 총선에서 승리한 LVV와 LDK가 연정을 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념 성향이 다른 두 정당은 이미 연정 구성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두 당이 손을 잡으면 전체 120석 가운데 최소 60석을 차지해 과반을 점하게 된다.
차기 총리로는 쿠르티 대표가 유력시된다고 dpa 통신은 전했다.
쿠르티 대표는 내전 발발 전 세르비아의 억압 정책에 저항한 학생 운동 지도자 출신으로,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에도 기성 엘리트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자주 해온 인물이다.
그는 유세 과정에서 부정 부패 척결과 '형제 나라'인 알바니아와의 우호 관계 강화를 통한 국익 추구 등을 강조했었다.
AFP 통신은 쿠르티의 집권에 대해 "젊은 민주주의를 위한 새 시대를 예고한다"고 평가했다.
LVV 총선 승리의 환영 인파에 합류한 한 학생은 "우리는 이 승리를 오랫동안 기다려왔다"며 "LVV가 큰 변화와 함께 젊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총선은 하라디나이 총리가 지난 1998~1999년 발생했던 코소보 내전의 전쟁범죄를 다루는 네덜란드 헤이그의 특별재판소로부터 재판 출석을 통보받은 뒤인 지난 7월 전격적으로 사임을 발표하면서 치러지게 됐다.
지난 2010년 이래 코소보에서 정부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조기 총선이 실시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번 선거에는 190만명 유권자 가운데 약 44%가 투표에 참여했다.
이슬람교를 믿는 알바니아계 인구가 대다수인 코소보는 1990년대 말 유고 연방이 해체될 때 세르비아에서 분리 독립하려다 수십만명의 사망자와 난민이 양산된 참혹한 내전을 겪었다.
나토의 개입으로 1999년 내전이 종식되자 코소보는 유엔 승인 아래 세르비아와 평화협정을 맺은 뒤 2008년 독립을 선포했다.
하지만 세르비아와 그 우방인 러시아·중국 등은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유엔 가입조차 거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코소보와 세르비아는 10년 넘게 서로 적대시하며 정치·경제·외교 등에서 수시로 충돌해왔다.
유럽연합(EU)의 중재로 어렵사리 성사된 평화협상도 2년 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EU와 미국은 '유럽의 화약고'라 불리는 발칸반도의 안정을 위해 두 나라에 평화적 관계 구축을 설득해왔으나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작년 11월에는 하라디나이 당시 총리가 세르비아 수입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는 등 무역 장벽을 세우며 양국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었다는 평가다. 하라디나이 전 총리는 내전 당시 코소보 반군을 지휘한 인물이다.
이런 상황에서 총선 이후 세르비아와의 관계 개선을 촉구하는 서방의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코소보의 새 정부가 어떤 태도를 취할지 주목된다.
차기 총리로 점쳐지는 쿠르티 대표는 최근 세르비아에 대한 관세 부과 정책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으나 세르비아 문제와 관련한 명확한 정책 방향은 언급한 바 없다.
bing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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