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됐던 日단속선·北어선 '대화퇴' 충돌

입력 2019-10-07 15:03  

예견됐던 日단속선·北어선 '대화퇴' 충돌
지난 8월 소총 무장 北고속정 출현 이후 신경전 고조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동해 황금어장인 '대화퇴'(大和堆·일본명 야마토타이)에서 7일 오전 발생한 일본 수산청 단속선과 북한 어선의 충돌 사고는 예견된 일이었다.
어족 자원이 풍부한 대화퇴 어장 주변에서 그간 북일 간의 긴장이 고조돼 왔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8월부터는 북한이 소총으로 무장한 고속정을 대화퇴 주변 어장으로 보내 일본 수산청 단속선 및 해상보안청 선박과의 대치 국면이 조성되는 등 양측 간에 아슬아슬한 긴장 상태가 이어져 왔다.
당시 무장한 북한 공선(公船)은 한때 30m의 지근거리까지 일본 선박에 접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북한 고속정이 수산청 단속선 등을 위협했다면서 북한 측에 불법 조업을 멈추고 위기 조성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런 와중에 양측 간에 대화퇴 영유권을 놓고도 신경전이 벌어졌다.
지난 8월 대화퇴 주변에서 발생했던 대치 사태와 관련해 북한 측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8월 23일 북한 측은 무선교신을 통해 '영해'를 의미하는 '테리토리얼 워터'(territorial water)라는 용어를 사용해 일본 순시선 등에 '즉시 퇴거'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달 17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 형식으로 "지난 8월 23일과 24일 우리의 '전속경제수역'(배타적경제수역·EEZ)에 불법 침입한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과 선박들이 우리 공화국의 자위적 조치에 의하여 쫓겨났다"고 주장했다.
북한 측은 당시 "외교 경로를 통해 우리 수역에 대한 침범과 우리 어선들의 어로 활동에 대한 방해행위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게 대책을 강구하도록 일본 측에 엄중히 주의를 환기했다"며 "우리가 자기 수역에서 일본 측 선박들을 몰아낸 것은 정정당당한 주권행사"라고 강변했다.



이 같은 북한 입장은 일본의 EEZ인 대화퇴 어장에서 북한 어선이 조업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일본 정부 견해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8월의 '무장 고속정' 사태와 관련해 베이징 외교 채널을 통해 북한에 강하게 항의했다고 발표했다.
북한 어선이 대화퇴를 주요 어장으로 공략하려는 움직임은 핵 개발을 문제 삼은 유엔 안보리가 대북 제재를 강화한 2017년 이후 두드러졌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분석이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3월 북한이 어업권을 중국 측에 팔아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문가 패널의 연례 보고서를 통해 공개했다.
일본 측은 그 영향으로 북한 어선이 자국 근해에서 조업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대화퇴로 활발하게 진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반도와 일본 사이의 어장인 대화퇴는 동해 중앙부에 위치한 얕은 해저 지형이다.
수심이 최저 236m 정도로 얕은 편이고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는 지점이어서 오징어, 꽁치, 연어 등의 어족 자원이 풍부해 황금어장으로 불린다.
대서양 북서부어장, 대서양 북동부어장과 함께 세계 3대 어장으로 꼽히는 태평양 북서부어장의 핵심 수역에 자리 잡은 이곳의 대부분은 일본 EEZ에 속하지만 한일 공동관리 어장이어서 한국 어선도 조업할 수 있다.
이곳의 이름은 1924년 일본 해군 수로부의 1천500t급 측량선인 '야마토(大和)'호가 발견해 그 배 이름을 따 명명됐다.



일본의 고대 국가 이름이기도 한 '야마토'호는 쇼와(昭和·히로히토 일왕)기 들어서면서 퇴역해 일본 해군 선적에서 빠졌고, 나중에 그 선명을 이어받은 것이 태평양전쟁 때 일본제국 군대가 건조한 거대전함 '야마토'다.
일본 우익 성향 매체인 산케이신문은 이런 역사적 연유를 근거로 북한이 지난달 '전속경제수역'이라고 주장하고 나섰을 때 "대화퇴를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교도통신은 "오징어잡이 어선인 북한 선박은 충돌 당시 대화퇴 주변에서 불법으로 조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어업 단속선이 EEZ에서 퇴거하도록 음성으로 경고하고 있을 때 충돌했다"고 전했다.
parks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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