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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무역협상 앞두고 홍콩·대만 '장외카드'로 中 압박

입력 2019-10-08 11:22  

美, 무역협상 앞두고 홍콩·대만 '장외카드'로 中 압박
홍콩 강경진압에 경고하며 대만과 첫 '정부 간 대화' 외교행사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중 무역 협상 재개를 앞둔 미묘한 시점에서 미국이 중국이 극도로 민감하게 여기는 홍콩과 대만 이슈를 부각하면서 장외 압박 카드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홍콩 시위를 강경 진압해서는 안 된다면서 견제구를 날렸다.
그는 백악관에서 진행한 미·일 무역 합의 서명식에서 "중국이 인도적 해법을 찾기를 희망한다.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야 한다"면서 중국 당국이 홍콩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강압적인 수단을 쓴다면 미·중 협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홍콩 정부가 의회의 통제 없이 시민의 기본권을 광범위하게 제약할 수 있는 '긴급정황규례조례'(긴급법)를 발동하면서 홍콩의 정치적 위기가 중대 분수령을 맞이한 국면에서 나왔다.
시위에 나선 홍콩 학생들이 잇따라 경찰이 쏜 총에 맞고, 많은 중국계 상업 시설이 시위대에 공격받아 파괴되는 등 큰 혼란이 빚어지면서 홍콩 안팎에서는 중국 중앙정부의 본격적인 개입 시점이 가까워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은 홍콩 문제를 내정 영역으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홍콩 문제를 무역 협상과 연계시킬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발언에 크게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그간 중국은 미국이 홍콩 시위의 배후 노릇을 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하면서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아울러 미국은 마치 중국이 보란 듯이 대만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외교 행보에 나섰다.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대만 외교부와 미국 국무부는 7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제1회 태평양 도서 대화(Pacific Islands Dialogue) 행사를 개최했다.
5개밖에 남지 않은 대만의 태평양 수교국 관리들이 초청된 가운데 열린 이번 행사는 중국의 압박 속에서 외교적 고립이 심해지는 대만을 지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마련됐다.
중국의 전방위적인 외교 공세 속에서 최근 솔로몬제도와 키리바시 등이 이탈하면서 대만의 수교국은 총 15개로 줄어들었다.
이번 행사는 우자오셰(吳釗燮) 외교부장과 샌드라 오드커크 미 국무부 부차관보가 공동 주재했다.

미국 국무부 고위 관리가 대만을 방문해 정책 대화 성격의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작지 않다.
중국은 미중 수교 이후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미국이 공식적으로 대만 관리들과 접촉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견지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미국의 이번 행동은 중국이 설정한 마지노선을 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오드커크 차관보는 "대만은 미국의 오랜 친구이자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며 "대만이 태평양 및 세계의 선한 힘이기 때문에 우리는 대만과 태평양 도서 국가들의 관계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국은 대만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전방위적인 협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중국의 군사적·경제적 팽창을 경계하는 미국은 대만을 중국 억지 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요 파트너로 공식화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6월 펴낸 '인도태평양전략보고서'에서 민주주의 국가들과 동맹 관계를 강화하는 미국의 노력을 기술하면서 대만을 '국가'(country)로 언급하기도 했다.
외교가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강경한 대미 대처 원칙을 천명한 가운데 이 같은 미국의 장외 압박이 미중 무역 협상에 더욱 복잡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은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10∼11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고위급 무역 협상을 벌인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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