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최대 도박 감행한 에르도안…힘든 선택들 남았다

입력 2019-10-10 10:45  

정치적 최대 도박 감행한 에르도안…힘든 선택들 남았다
시리아 침공 관련 곳곳 난제…'IS 위협 제거가 목표' 주장도
트럼프 입장 변화 가능성 등 미국 내 움직임도 변수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9일(현지시간) 단행된 터키의 시리아 북동부 침공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최대의 정치적 도박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위험을 감수하는 것으로 잘 알려졌지만, 이번 결정으로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작전을 어느 선까지 가져갈지, 적은 누구인지, 대규모 작전을 얼마나 지속할지 등 힘든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터키 측은 이번 침공이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점을 우려한 탓인지 이번 침공에 관해 서둘러 의미를 재규정하는 모양새다.
시리아 진격 문제를 놓고 쿠르드 테러범의 위협 제거가 목표라던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난 수개월 간의 설명은 이슬람국가(IS)를 표적으로 한 '평화 작전' 쪽에 방점을 두는 쪽으로 급작스럽게 바꿨다.
에르도안 대통령 측근인 이브라힘 칼린 대통령실 대변인은 CNN 방송에 "이는 쿠르드인들 상대의 조치가 아니고, 터키는 쿠르드인들과는 어떤 문제도 없다"며 "우리는 쿠르드인들을 죽이고 핍박하는 테러조직과 싸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IS와의 싸움이 주요 임무인 만큼 세계가 터키에 고마워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터키의 이런 방향 전환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내 미군 철수 언급 후 미국 내 거센 후폭풍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등 공화당 내부 친트럼프 인사조차 IS 격퇴전의 최전선에 선 쿠르드족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반발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탄핵 조사 위기로부터 세간의 관심을 돌리려 에르도안에게 사실상 시리아 침공을 승인했다는 의심마저 나오는 상황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터키는 또한 시리아 영토에 대한 오랜 야심과 관련해서도 어조를 바꿨다.



칼린 대변인은 "터키는 시리아 내 일부를 점령하는 데는 전혀 관심이 없다"며 이전의 월경 작전들처럼 잠정적으로 머무는 것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터키 대통령실 언론청의 파흐렛틴 알툰 청장은 인도주의적인 고려가 최우선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알툰 청장은 워싱턴포스트(WP)에 현재 터키에는 최대 200만명의 시리아 난민이 있으며, 이들이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시리아 내 '안전지대'에서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는 자국과 접경한 시리아 북동부에 '안전지대'를 설치해 쿠르드 민병대를 몰아내고 자국 내 시리아 난민들을 이곳으로 이주시키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의 침공 결정은 여전히 다수의 불확실성을 남겨놓고 있다.
터키가 의지와 관계없이 IS에 대한 싸움을 이끌 역량이 있는지, 현재 쿠르드인들의 보호를 받은 시리아 내 구금 및 난민시설을 통제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것이다. 오히려 IS와의 싸움을 어렵게 만든다는 비판도 나오는 실정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볼 때 그가 추후 어느 방향으로 결정을 내릴지 에르도안 대통령으로서도 알 길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군이 이날 군사작전을 개시하자 "미국은 이 공격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쿠르드족에 피해가 가면 터키의 경제를 쓸어버리겠다고 재차 엄포를 놓았다.
이밖에 우호관계이기는 하지만 최근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 작전을 두고 충돌한 러시아의 관계, 이란의 지지를 받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부 측이 이번 혼란을 틈타 영토를 재탈환하는 사정 등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터키 내부적으로는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는 터키인들의 이번 침공에 대한 여론, 유엔의 우려처럼 인도주의에 중대한 결과가 초래될 가능성도 에르도안이 직면할 수 있는 과제다.
이런 사정들로 인해 에르도안 대통령은 초기에는 조심스러운 행보를 걸을 것으로 보이며, 지상에서는 친터키 성향의 반군 일파인 '시리아 국민군'(National Army)을 이용하고 터키군은 주로 공중 지원 형태를 취할 수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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