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역제재로는 '시리아 침공' 터키 꿈쩍도 않는다"

입력 2019-10-16 11:59   수정 2019-10-16 13:55

"트럼프 무역제재로는 '시리아 침공' 터키 꿈쩍도 않는다"
경제전문가들 "철강관세 재탕·무역협상 중단도 하나마나"
"달러망 배제가 위협"…리라불안·부동산거품에 터키경제 이미 신음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터키가 시리아 내 쿠르드 장악 지역을 침공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 미국이 꺼낸 무역제재가 터키를 움직이기에는 미약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터키에 대한 미국의 철강 고율관세, 무역협정 추진 중단이 투자자들의 심리만 해칠 뿐 터키의 시리아 전략을 실질적으로 저지하는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터키가 쿠르드족이 장악하고 있는 시리아 북동부 지역을 공격하자 터키산 철강에 부과되는 관세율을 25%에서 50%로 인상하고 터키와 진행해온 1천억 달러 규모의 무역 합의 관련 협상을 즉각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일단 철강에 대한 관세율 인상은 이미 효력을 다한 조치라고 진단했다.
미국은 지난해 미국인 목사 투옥 문제로 터키와의 외교갈등이 격화하자 터키산 철강에 50% 관세를 부과했으나 올해 5월 다시 관세율이 글로벌 표적국가들에 적용되는 종전 수준 25%로 관세율을 낮췄다.
전문가들은 이미 지난해 철강 관세 인상 당시 터키의 대미 철강 수출이 줄어 들대로 줄어 미국이 관세율을 다시 인상한다고 해도 터키 철강 산업에 큰 타격을 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터키의 무역협정 계획도 규모가 부풀려진 만큼 폐기되더라도 이렇다 할 악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와 무역 협상이 1천억 달러 규모라고 주장하지만, 현재 미국과 터키 간 교역 규모는 210억 달러 정도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터키 이스탄불 소재 코츠 대학의 셀와 데미랄프 경제학 교수는 "예전부터 전문가들은 미국과 터키 간 무역 협상이 터키 경제에 즉각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며 "따라서 무역 협상의 중단 또한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디아자산운용사의 선임 거시경제 전략가 세바스티안 갈리는 "이번 무역제재는 효과가 없으며 미국도 이미 이를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갈리는 "관세가 사업가와 소비자를 겁먹게 만들어 이들이 미래를 우려해 더 저축하고 덜 투자하면 그 영향이 상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터키를 움직일 수 있는 미국의 실질적 제재는 기축통화인 달러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뒤따랐다.
갈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의 중앙은행과 시중은행의 달러 거래를 어렵게 만드는 조치를 가하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터키의 경제여건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미국의 포괄적인 금융제재가 매우 위협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터키는 이미 정부의 부실한 재정정책, 건설경기의 과도한 팽창, 리라화 환율 불안 등으로 거품이 터질 때를 기다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터키 정부는 수입품 가격 급등, 터키 내 물가상승을 유발해 에르도안 정권의 지지를 약화할 수 있는 리라화 가치 급락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리라화 가치는 달러 대비 0.6% 하락하며 비교적 소폭 움직이는 데 그쳤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급격한 리라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터키 중앙은행과 국영 상업은행들이 달러 보유액을 이용해 리라화 가치 방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터키 중앙은행의 달러 보유액도 결국에는 바닥이 날 것이라며 터키가 시리아와의 싸움을 더 길게 끌고 갈수록 터키 리라화에 가해지는 압력은 더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chi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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